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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스카이아트미술관에서 중국관광객 연인이 창밖 전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창가에 달라붙은 여자,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남자. 창가에서 폴짝 뛰어내려와 남자의 사진을 확인한 여자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들을 이어 그 창가엔 여자 둘이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잡는다. 중국관광객들이다.
창밖은 빽빽한 아파트와 출렁이는 한강이 조감도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지나는 차들은 꼬마 자동차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 여의도 63빌딩 60층에 위치한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은 하루종일 북적인다. 중국 관광객들과 견학온 유치원생들이 밀려들면서 미술관은 몸살을 치를정도다.
'그림보다 더 좋은 전망' 때문이다.
미술관에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비싼 그림들이 즐비하게 전시됐지만 관람객들은 창가에서 사진찍기 바쁘다. '값비싼 그림들의 굴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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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박물관 소장품인 겸재 정선의 '금강산도' |
문제는 또있다. 전시된 그림들이 모두 '가짜일 것'이라는 관람객들의 생각.
지난 6일부터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이 전시하고 있는 '포인트 닷'전은 김환기 이우환 데미안 허스트 쿠사마 야요이 겸재 정선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유명작가들의 작품 45점이 걸려있다.
모두 미술시장에서조차 구하기 힘든 희귀작들로 '점'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대거 소집됐다.
특히 보험가액만 8억원이 책정된 겸재의 '금강산도'(고려대 박물관 소장)는 웬만한 미술관에서도 보기힘든 작품이다.
전시장의 의외성때문일까. 관람객들은 설마 저 작품이 진짜일까하는 의심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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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63스카이아트미술관에서 권아름 학예사가 이대원의 그림앞에서 전시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
전시를 기획한 권아름 학예사는 "어느날 아버지와 딸둘이 금강산도 앞에서, 이게 진짜일까? 아버지가 묻자 딸들이 아니에요. 가짜에요."하는 말을 들으면서 "진품이라고 표시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원래 전망대였던 공간을 전시장으로 바꾼 태생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곳에 진짜 귀한 고미술품이 전시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한다는 것.
하지만 350여평 전시장엔 국내외 유명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미술관의 품격도 유지하고 있다.
"남녀노소 다양한 관람객층을 위해 한해 3개의 기획전을 치루고 작가 지원(8명)전시를 늘 소개하고 있죠."
권아름 학예사는 "회사(한화호텔&리조트)에서 미술관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면서 "오는 7월엔 패션쇼를 겸한 전시도 펼쳐 관람객들과 좀 더 밀착되는 살아있는 전시장으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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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스카이아트미술관에는 이우환 곽인식등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 45점이 걸렸다./사진=박현주기자 |
작은 점 하나가 모이고 모여 선이 되고 다시 수많은 선이 모여 면이 되듯 활발한 전시로 미술관의 권위를 벗고 친숙하게 다가선 63스카이아트 미술관은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까지 소화하며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관광객들의 투어미술관으로, 가족의 품격있는 나들이,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 미술관은 한해 70만명이상 관람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과 국방부와 협약으로 육해공군 군인들은 모두 무료로 전시장을 이용할수 있다.
점 또는 점과 유사한 세밀한 붓질로 묘사된 그림들을 살펴볼수 있는 63스카이아트미술관의 '포인트 닷' 전은 오는 7월14일까지 계속된다. 연중무휴, 오후 9시30분까지.성인 1만2000원. 청소년 1만1000원. (02)789-5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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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63스카이아트미술관은 견학온 초등학생들이 밀려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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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닷 전'에 함께하는 전시로 마련된 블록놀이를 어린이들이 맞춰보고 있다./사진=박현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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