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춤했던 엔저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아시아 국가 통화가 절상추세로 돌아서는 등 아시아 주요국들은 이미 엔저현상 영향권에 들어 있는 상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난 3월 말까지 18%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5개국 통화의 엔화대비 환율은 평균 16% 하락(절상) 됐다.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상승 등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모색 중이다.
동남아 주요 5개국의 환율 추세. |
실제로 이들 동남아 주요 5개국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대체로 횡보상태에 있지만 몇몇 국가들의 은행대출 증가율이 상승 징후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오석 부총리는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 맥박이 느려진 상황에서 잠시 주춤하던 엔저현상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며 “대내외경제 여건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 부총리가 공식적인 회의에서 엔저에 대한 경계심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향후 관련 대응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우선 올해 초부터 꾸준히 제기되 온 ‘한국형 토빈세(외환거래세)’ 적용 여부다. 1분기 국내 금융시장이 주요국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다시 거론될 카드로 꼽힌다.
이미 선물환 포지션한도 축소,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가 지난해부터 적용된 만큼 한국형 토빈세가 2분기 안에 도입될 경우 엔화 약세에 대한 단기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유동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반등으로 돌아설 경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견해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세계 경제전문가와 증권가에서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2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발표한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BOJ의 2% 인플레율 목표 달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2014회계연도 인플레율을 0.5%로 전망했다.
반면 딜러들은 BOJ의 과감한 조치를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 은행 크레딧애그리꼴에서는 BOJ 전망치에 대해 “2%가 안되는 인플레율 전망치는 BOJ 물가상승 목표 달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엔화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계 신용평가사 S&P는 최근 일본 정부 정책들의 위험성과 성공 불확실성이 있다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33%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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