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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웅진그룹에 뒤이어 STX그룹도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기업부도는 당연히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룹 부도 사태는 경기침체 막바지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외환위기 직전의 한보철강과 기아자동차, 2003년 카드사태 당시의 LG카드,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의 후발 건설사 부도가 대표적이다. 경기활황 국면에서 기업부도가 터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장은 공포스러울 수 있지만 기업부도는 주식시장의 변곡점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둘째 정부가 그동안의 긴축정책에서 확장정책으로 시각을 선회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부동산대책이 대표적이다. 물론 일부에선 평가절하한다. 17조원 수준의 추경을 편성해도 세수 부족분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양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요지다.
부동산대책도 주택경기 회복을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주장은 근시안적 시각이다. 경기를 판단하는 정부의 시각이 180도 변했다는 점이 훨씬 중요하다. 이번 추경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우리 경제 성장이 1%대 수준에 그친다면 하반기에는 훨씬 더 공격적인 추경을 편성할 것이다.
또 주택경기가 이번 대책에도 계속 가라앉는다면 정부가 그냥 수수방관 할까? 주택경기가 회복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더욱 강한 부양정책을 발표할 것이다. 수출도 아니고 내수인데 정부 정책이 약발이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셋째 예금금리가 결국 2%대로 떨어졌다. 2000년에 예금금리는 6.8%, 2005년에 4.1%, 2010년에 3.3%를 기록했는데 지금은 2.9%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 예금금리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행이 계속 정책금리를 동결할지가 궁금한데, 엔저 현상에 따른 수출경기 위축과 부진한 소비심리를 고려할 때 정책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할 공산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 머니의 행보가 중요한데 마땅한 투자 대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일정한 리스크를 취하며 투자형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다.
이래저래 지금이 최악인 것은 분명하다. 실적도 기대하기 어렵고 북한 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 있다. 또 한계기업은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경기는 바닥에서 헤맨다. 외국인도 연일 주식을 팔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주가도 분명 최악이다. 단기적으론 바닥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불규칙 바운드와 주기적 공포가 맞물릴 수 있지만, 지금이 중장기 기회가 될 것이다.
코스피가 코스닥에 비해 외면 당하는 현상도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이야 말로 코스피 시장에서 낙폭이 큰 경기민감 대형주들을 선별해 매매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기민감 대형주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되기 이전까지는 추세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기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박스권의 바닥 다지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되돌림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업종으로 본다면 실적 서프라이즈가 IT업종과 상대적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은 내수업종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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