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경우 9개 정책 과제 가운데 추가경정(추경)을 제외하고 손을 못되고 있을 만큼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때문에 경기 활성화 측면에서 금융·증권·부동산 등 실물시장으로 부터 기대치가 높은 이 같은 정부 정책이 지연되자 다시 불안감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일각에서는 새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장에 실망을 주는 정부의 행동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지난해까지 이어온 7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은 1분기에도 0.9%대 성장에 그치며 8분기 연속 1%를 돌파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에 이르렀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과 추경 예산 이외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정책이 부족하다”며 “부동산 대책도 시장에서 체감도가 낮아 경기 부양에 애를 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여전히 추경이 국회에 머물고 있어서다. 기재부의 실·국장 대부분이 추경 통과를 위해 서울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정부의 추경 작업은 향후 정책 추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추경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정책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재부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정책이 ‘협업’을 강조하다 보니 추경이 통과되지 않은 시점에서 부처별 유기적 의견 도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추경 확정이 늦어지면서 계획했던 추진과제도 답보상태에 놓였다. 기재부가 제시한 4월 추진과제(협업 포함) 18개도 지난 1일 부동산 정책과 16일 추경 이후 이렇다 할 진척 없이 잠잠하다.
기획재정부는 4월 목표로 한 18개 추진과제 중 △수출 중소기업 지원방안 △무역투자 진흥회 개최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재정 추진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공공기관 신규채용규모 확대 △공공요금 투명성 제고 △재정전략회의 개최 △세출 구조조정방안 마련 등 8개 과제에서 주무부처로 배정돼 있다.
이들 8개 과제는 지난 3일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추진 계획을 수립했지만 세부적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발표하게 된다.
기재부는 지난달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추진 과제를 적절한 시기에 사안별로 이슈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정부에서 출범 초기 제시했던 방대한 정책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시기별 정책 발표를 하겠다는 의도였다.
기재부 최상목 경제정책국장은 “과거 경제정책방향의 경우에는 책이 두꺼웠다 과제 중심이었기 때문에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비판도 받았다”며 “박근혜 정부 첫 경제정책 방향은 국정철학과 비전을 구현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 성격이다. 실제 방향만 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과제가 협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추경 변수가 정책을 수립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각 부처 실무자들은 추진 과제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추경을 확보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반응이다. 부처별로 정책 수립에 있어 추경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정부 한 관계자는 “추경 규모나 발표가 늦어지면서 정책 수립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부처별로 업무에 대한 협의를 하더라도 추경 등 변수가 있어 섣불리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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