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배짱분양' 통할까?

4000가구 이상 전용 85㎡ 초과<br/>양도세 면제 혜택 없어도 강남 접근성에 승부수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양도세 면제 혜택은 없지만, 실수요자가 대부분이라 큰 문제는 안될 겁니다.”

올해 분양 예정인 위례신도시 중대형 아파트들이 당초 계획대로 분양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4·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대상은 아니더라도 뛰어난 강남 접근성과 잘 갖춰진 교통망 등 입지적인 부분에 의지해 분양시장을 ‘노크’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위례신도시에서는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6000가구 이상이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은 하남도시개발공사가 다음달 A3-8블록에 선보이는 보금자리주택 ‘에코엔’ 1673가구가 전부다. 나머지는 모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이다.

6억원이 넘는 중대형 아파트들은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올해 안에 1가구 1주택자가 소유한 6억원 이하 또는 전용 85㎡의 주택을 살 경우 5년간 양도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같은 규모의 신규분양 또는 미분양 주택을 살 경우(계약완료시)에도 똑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과 접해 있는 유일한 신도시여서 올해 신규분양 물량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 양도세 수혜 대상에서 제외되자 청약 대기자들의 중점 시선에서 살짝 비껴선 느낌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계획대로 분양시장에 분양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10월 예정이던 분양계획을 오히려 9월로 앞당겼다.

분양 성공 여부에 가장 관심이 쏠리는 사업장은 단연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 A3-7블록에 내놓는 ‘엠코타운 플로리체’다. 현대엠코는 다음달 10일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양도세 수혜 대상이 아니라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출 예정이다. 당초 분양가가 3.3㎡당 평균 1700만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1700만원 초·중반에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곧이어 6월 나올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분양 물량이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앞선다는 점과 서울 송파구나 경기도 성남시가 아닌 하남시에 위치한다는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현대엠코로서는 가장 큰 장애요소가 하남도시개발공사의 에코엔이다.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인 만큼 청약 대상자가 다르긴 하지만 바로 옆 블록인데다 분양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건설사들은 취득세 감면기간이 올 6월 말까지라는 점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현재 취득세는 9억원 이하 주택은 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은 2%, 12억원 초과 주택은 3%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면기간이 6월 말 만료됨에 따라 7월부터는 취득세율이 9억원 이하 주택은 2%, 9억원 초과 주택은 4%로 환원된다.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다음달 말부터 중대형 분양아파트는 청약가점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는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해 중대형 주택에 대해서는 100% 청약을 추첨제 방식으로 당첨자를 가리기로 했다. 또 유주택자도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경우 아직까지 대상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입주자 모집공고가 규칙 개정 이후 나오면 대상이 되지만, 일정이 맞지 않으면 청약 대상자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새집으로 갈아타거나 임대를 목적으로 위례신도시에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중대형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첨제와 유주택자 1순위 부여는 청약경쟁률만 높이고 실제 계약률은 높지 않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