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6부(최상열 부장판사)는 한국전쟁 당시 전남 담양 하갈마을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 피해자의 유족 박모씨(72)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 등 유족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과거사위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2009년 3월에서 2년11개월가량이 흐른 뒤였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과거사위 결정 후 소송을 낼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이라며 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을 낼 수 있는 '신의칙상 상당한 기간'은 불법행위의 단기 소멸시효 기간인 3년보다 짧아서는 안 된다"며 이 소송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과거사위 결정이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1심에서 판결한 '6개월 소멸시효설'을 바로잡은 것이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소멸시효와 관련 불법행위를 안 날에서 3년, 손해배상 청구권이 발생한 날로부터 5년으로 규정하는데 이를 과거사 소송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상급심 판례가 정리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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