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신수종사업인 헬스케어·LED 조명 사업에 집중해 제2의 도약을 시작하겠단 의미다.
필립스전자 관계자는 30일 "오는 5월 초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라며 "반도체 사업부를 정리하고 나서 헬스 앤드 웰빙기업으로 포지셔닝하기로 결정한 이후 진행돼 온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는 필립스의 이번 사명 변경을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글로벌 전자회사의 몰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전자기업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 버린 데에 따른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필립스전자는 2008년 반도체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TV사업을 분사하는 등 전자사업 분야를 정리했다. 한때 일본의 소니와 함께 글로벌 TV 시장을 양분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했지만 TV사업은 중국계 TP비전에 오디오·비디오기기 사업은 일본 후나이에 매각하고 이름만 빌려준 채로 명맥만 이어왔다.
하지만 필립스전자가 제2막을 위해 꽤 오랫동안 신사업을 준비해 왔단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필립스는 일찍이 전세계 인구의 노령화 추세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장 변화에 맞춰 '건강기업'으로 노선을 정하고 의료기기·LED 조명·소형가전 등 3대 분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회사 관계자도 "필립스는 이미 2000년대 이전부터 헬스 앤드 웰빙기업으로 방향을 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왔다"면서 "국내 삼성과 LG가 최근 헬스케어와 LED사업에 주력하는 것과 같다. 한 발 빨리 움직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미래사업·신성장동력에 대한 고민과 투자는 삼성·LG을 포함한 모든 기업의 과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4월초 귀국길에 3개월간 해외체류 활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래사업 구상을 많이 했다"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밝힌 바 있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체질개선을 이뤄 낸 필립스전자가 주는 교훈에 대해 우리 기업들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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