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행복기금의 희망고문…무조건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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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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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모럴해저드가 없도록 하겠다." "재정부족 문제는 없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국민행복기금을 둘러싸고 우려와 논란이 들끓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해명이다. 국민행복기금이 도입되기 전은 물론이고, 가접수가 시작된 후에도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게 채무 성실상환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다. 정부 지원만 믿고 빚을 갚지 않으려는 모럴해저드가 만연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신청자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답변은 단지 "문제 없다"였다.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딱히 체감되는 것은 없다.

그리고 1일 국민행복기금 본접수가 시작되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채무자도 국민행복기금 구제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기존에 제기됐던 우려와 문제들이 더욱 불거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상당수 국민들이 박탈감과 역차별을 느끼고 있다면, 국민행복기금은 이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뚜렷한 대안 없이 "괜찮다" "할 수 있다" "문제 없다"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다.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으로 일종의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행복기금 수혜자들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국민행복기금 혜택의 기준과 정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정부의 소통 부족을 탓하는 것이다.

물론 정책이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비판을 쏟아내는 게 섣부른 면도 있다. 그런데 정작 현 정권이 끝난 5년 후 문제가 심화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희망고문을 자제하고, 국민행복기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희망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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