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구찌의 굴욕, 중국 정풍운동에 명품매출 반토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5-02 17:0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공산당의 정풍운동으로 인해 중국내에서 급성장하던 명품매출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춘제(春節)기간 한달동안의 명품 매출은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 지도부가 공금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사치풍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활동에 나서면서 명품소비가 급감했다고 신화사가 2일 전했다. 베인앤컴퍼니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과 2011년에는 30%이상씩 증가했던 중국내 명품소비액은 지난해 전년대비 7% 증가에 그쳤다.

또한 세계명품협회의 최신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20일부터 2월20일까지 중국내 명품소비액은 8억3000만 달러에 그치면서 전년 춘제기간에 비해 53% 급감했다. 대표적인 명품거리인 상하이시 난징(南京)로에 줄줄이 입점한 명품 로드숍들 역시 과거 손님들로 북적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난징로의 지방시 매장은 지난 2월부터 할인판매를 시작했지만 버티지 못한채 최근 문을 닫고 폐점했다. 지난해 많은 명품브랜드들이 연간목표를 채우지 못했으며 일부 브랜드는 3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롤렉스 등 스위스 명품시계도 지난 1분기 중국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구찌와 루이비통같은 명품브랜드는 기존의 중국 시장 확장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2선도시 및 3선도시에 계속해서 점포를 개설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올해는 신규로드숍 개점을 하지 않기로 했다. 2012년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명품소비국에 이름을 올린 중국이지만 정풍운동의 영향으로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

관료들이 고급선물 받기를 극도로 꺼리며, 세무당국의 엄격한 감독으로 공금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행위 역시 대폭 줄어들었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의 명품가격이 서구시장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명품에 대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에 일부 명품업체는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손님들에게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상하이의 프라다 매장 직원은 “1만위안(약 180만원)이 넘는 가방을 산 손님에게 작업복 항목의 영수증을 발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명품 매장의 주인도 “상품에 상관없이 사무용품이라고 영수증을 발급해준다"며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보석 같은 게 박히지 않은 시계가 인기”라고 소개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고위관료나 거래처 중역들에 현금을 뇌물로 건네기보다는 명품을 선물하는 게 관례로 굳어져 왔다. 명품을 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중간거래업체가 성업하면서 명품선물은 더욱 횡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