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카카오페이지의 정식 오픈과 함께 2000만원을 투입해 만든 교육용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올리고 내심 기대를 걸었지만 허술한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턱도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사장은 카카오 측에 불편사항과 개선점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지만 “기다려달라.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애플 iOS 버전 출시도 계속 늦어지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있다. 박 사장은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을 사용자환경(UI)이 필요한 데 전혀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무료 콘텐츠를 올려보지만 무관심 속에 파리만 날려 연간 10만원의 등록비가 아까울 정도”라고 비난했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주가를 올린 카카오가 야심차게 추진해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낙제점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정식 오픈한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1억편이 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출시 당시 8000여편에서 오픈 한 달여 만에 2000여편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사업자(CP)들의 불만 역시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톡과의 시너지를 통해 잘 차려놓은 잔칫상을 기대했지만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제고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페이지의 구글플레이 다운로드수는 이제 10만건을 넘어섰다.
위메이드의 카카오톡 기반 게임 윈드러너가 12일만에 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사업자들은 카카오톡에 푸시 알림 기능을 우선 제공하는 등 연계된 마케팅을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전반적인 시스템의 속도가 느려 고사양의 휴대폰이 아니거나 와이파이로 콘텐츠를 다운 받는 경우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르별 카테고리 분류 등 큐레이션 기능이 빈약해 신규 콘텐츠만 따로 분류되고 기존 콘텐츠는 검색이 어렵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콘텐츠 업데이트도 사전승인제에서 사후승진제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사전 승인으로 업데이트 속도가 지연돼 시의성 있는 콘텐츠의 경우 때를 놓쳐 의미가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5월부터 CP들이 무료로 올릴 수 있는 콘텐츠 비중을 20%에서 50%로 확대하면서 중소·영세업체들의 수익성에는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애플 iOS 버전 출시 지연도 과제다. 카카오 측은 "애플 iOS 버전 출시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언제 가능할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 두고 애플과의 가격 정책 등을 놓고 카카오가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사업자는 "안드로이드 버전과 애플 iOS의 비중이 7대3 정도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지의 애플 iOS 버전 출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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