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들고 만나 “우리금융 매각은 흥행이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놨다”면서 “경영권 프리미엄 얹어서 베팅할 수 있는 사람으로 누가 되고 누가 안되는지는 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테마섹을 보고 비금융주력자라고 하는 나라에서 누가 살 지 모르겠다”며 “현재 살 사람이 없는 상황부터 심각하게 생각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금융주력자는 비금융회사 자본이 2조원을 넘거나 전체 자본총액의 25% 이상인 경우에 해당되며, 은행 지분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앞서 지난 2004년 금융감독위원회는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가 하나은행 지분 취득 승인을 신청했을 때, 비금융주력자라는 이유로 4% 초과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포기하게 한 바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해 그는 “예금보험공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 매각이 우리가 가진 과제의 실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첫째 임무가 바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상 명시돼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 3대 원칙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더불어 ‘국내 금융산업 발전’, ‘조기 민영화’가 있다. 박 회장은 “결국은 공적자금 회수가 상위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헐값에라도 빨리 팔자는 것은 법을 고쳐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며 “늦어질 경우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대명제는 건드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각방식을 논의하기 이전에 살 사람들을 다 쫓아낸 상황을 만든 게 답답하다”면서 “국민 정서 때문에 흥행이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창조경제와 관련해서 박 회장은 “금융은 아직까지 낙후돼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을 캐치업(따라잡다) 해야 하는 게 시급하다”며 “창조경제의 경우 금융은 서포트(지원)하는 게 1순위”라고 말했다.
정년연장에 대해 그는 “지금으로서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에 신경쓰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며 “제로섬 게임(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이지 특별히 플러스나 마이너스 효과를 볼 것 같지는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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