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207위·외눈박이·대기 선수의 ‘이변’…골프는 아무도 모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5-06 18: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언스트, 美PGA 웰스파고대회 연장 우승…미켈슨 3위·이동환 16위

온갖 악조건을 딛고 연장전 끝에 첫 승을 거둔 데릭 언스트. [샬럿(미)=AP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세계랭킹 1000위가 우승할 수 있고, 한 눈이 안 보인 선수가 성한 눈을 가진 선수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이 골프다.

‘무명’ 데릭 언스트(22·미국)가 이를 입증했다. 그는 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CC(파72)에서 끝난 미국PGA투어 웰스파고챔피언십(총상금 67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8언더파 280타로 데이비드 린(잉글랜드)과 공동 선두를 이룬 후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그는 1년전 이맘때만 해도 대학생(네바다주립대 라스베이거스)이었다. 지난해 8월 프로로 전향한 후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 4단계를 단 번에 통과해 올해 미PGA투어에 입문했다. 이 대회전까지 7개 대회에 출전해 다섯 차례나 커트탈락했다. 1주전 열린 취리히클래식에서 공동 47위를 한 것이 종전 투어 최고성적이었다. 지난주 세계랭킹은 1207위였고 원래 2부(웹닷컴)투어에 나가려고 했다. 이 대회에는 넷째 대기선수로 있었는데 대회 사흘전 주최측에서 ‘나오라’고 통보해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출전했다.

언스트는 특히 오른 눈이 거의 안보인 상태에서 골프클럽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 톱으로 파이프를 자르던 중 조각이 눈에 튀는 사고를 당해 열 바늘을 꿰맸다. 그 탓에 지금도 오른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렵사리 출전권을 얻은 그는 1라운드부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 선두에 오르며 조심스레 기적을 만들기 시작했다. 1∼3라운드에서 매킬로이를 비롯해 필 미켈슨, 닉 와트니(이상 미국) 등 유명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린 사이에 그는 차근차근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공동 4위로 시작한 마지막 날 18번홀(파4)의 버디는 그가 우승하는데 씨앗이 됐다. 그는 192야드 거리에서 친 6번아이언샷을 홀옆 1.5m에 떨군 후 버디를 잡고 극적으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비가 내린 가운데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그는 3번아이언 어프로치샷을 그린에 올려, 네 번만에 그린에 다다른 린을 제치고 생애 첫 우승컵을 안았다. 그의 나이는 만 22세11개월19일이다. 올시즌 미PGA투어의 최연소 챔피언이다. 루키로서는 러셀 헨리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우승상금 120만6000달러(약 13억2000만원)를 받은 그는 9일 시작되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막차로 합류했다. 또 USPGA챔피언십,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 등도 획득했다. 언스트는 “돈은 들어왔다가 사라질 테지만, 앞으로 2년동안 투어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은 내가 원하는 바”라고 기뻐했다.

2라운드에서 선두에 오른 후 4라운드 중반까지도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던 미켈슨은 이날 16,17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기록하며 밀려났다. 그는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단독 3위다.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는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루키 이동환(CJ오쇼핑)은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6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주 취리히클래식(공동 8위)에 이어 시즌 둘째로 좋은 성적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