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해외 부동산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어어가는 반면 국내 부동산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물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박근혜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한 수혜 기대치도 낮아 국내 부동산시장의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부동산펀드의 활황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 3일까지 수익률은 8.72%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내 부동산펀드는 -3.02%의 수익률로 손실을 나타냈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해외 부동산펀드는 4.74%를 기록했으나 국내 부동산펀드는 0.56%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국내 부동산펀드의 부진은 실물경기 위축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은 다년간 과잉공급 상태"라며 "가계부채의 절대적 수준 외에도 하우스·렌트푸어가 심화되고 있어 국내 가계의 부동산 수요 견인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부동산펀드의 대부분이 사모 중심으로 운영돼 시장 확대에 제한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동산펀드의 사모펀드 비중(설정액 기준)은 90% 이상으로 대부분 기관들이 투자한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의 부동산대책도 당장 국내 부동산시장의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거래 활성화를 위한 금융혜택이 이전 대책에 비해 미온적인 상태이며, 주택 관련 부채경감, 보편적 주거복지는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부동산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부동산투자 비중이 높은 글로벌 리츠펀드의 강세를 점쳤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리츠펀드는 연초 이후 13.83%의 수익을 거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미국 부동산의 의미있는 회복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부동산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리츠펀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일본 리츠펀드와 아시아·태평양 리츠펀드는 각각 35.91%, 23.95%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으나, 가격부담으로 인해 조정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홍의석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일본 리츠펀드의 저평가 투자매력이 많이 낮아져 있다"며 "추가적인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자금 또한 글로벌 리츠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펀드 가운데 'JP모간글로벌부동산자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이 연초 이후 727억원이 유입돼 가장 많이 들어왔다. 이어 '한화라살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 1[리츠-재간접형](모)'이 12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동형 KDB대우증권 PB는 "미국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자 관련 상품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리츠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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