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의 상승세가 전성기를 연상케한다.
우즈는 미국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에서 시즌 4승, 투어 통산 78승째를 올렸다. 그가 매 시즌들어 5월 중순 이전에 4승을 거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우즈는 또 투어 최다승 기록보유자인 샘 스니드의 82승에 4승차로 다가섰다. 우즈가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이 기록을 깰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는 선두로 나선 56개 대회에서 52승을 기록했다. 승률 93%로 최종라운드에서 역전을 불허하는 그의 카리스마를 잘 보여준다. 우즈는 미PGA투어 100번째와 200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300번째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는 올여름 다시 메이저대회 승수 추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14승을 기록했다. 이는 잭 니클로스의 최다승(18승)에 4승 뒤진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3언더파 275타(67·67·71·70)를 기록하며 다비드 링메르트(스웨덴), 케빈 스트릴먼, 제프 매거트(이상 미국)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상금은 171만달러(약 19억원)에 달한다. 우즈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01년 이후 12년만이다.
전날 악천후로 경기를 다 끝내지 못해 13일 3라운드 잔여경기를 치른 우즈는 링메르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공동 선두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세 선수의 스코어는 합계 11언더파였다. 우즈는 케이시 위튼버그(미국)와 끝에서 둘째조로 플레이했고 챔피언조는 링메르트-가르시아로 짜였다.
신중한 플레이로 스코어를 줄여나가던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 워터해저드에 들어가는 바람에 2타를 잃었다. 단독선두에서 중간합계 12언더파의 공동 선두로 내려갔다. 우즈는 그러나 마지막 파5인 16번홀에서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홀옆 70㎝에 붙여 버디를 잡고 다시 13언더파로 단독선두가 됐다.
우승경쟁자는 가르시아와 링메르트였다. 가르시아도 16번홀 버디로 우즈와 공동선두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길이 135야드의 17번홀(파3)에서 가르시아는 볼을 두 차례 물에 빠뜨린 끝에 쿼드러플 보기인 4오버파 7타를 기록했다. 가르시아는 18번홀(파4) 티샷도 물에 들어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했다. 두 홀을 지나는데만 13타(6오버파)가 소요된 것이다. 그는 우승경쟁은 고사하고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챔피언조의 링메르트는 17번홀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 우즈와 동타를 만들지 못한데 이어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우승이 확정되자 “그린스피드가 빠르고 바람까지 불어 어려운 경기였다”며 “14번홀에서 최악의 티샷을 날렸지만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내 자신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그 반면 3라운드에서 에티켓 문제로 동반플레이어 우즈와 얼굴을 붉혔던 가르시아는 “우즈는 투어에서 ‘나이스 가이’가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1999년 USPGA챔피언십에서 우즈에게 1타 뒤져 2위를 한 이래 우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날도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하던 우즈를 의식한 것이 막판 몰락으로 이어진 듯하다.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은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9위, 배상문(캘러웨이)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3위, 최경주(SK텔레콤)는 이븐파 288타로 공동 48위,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55위, 노승열(나이키)은 3오버파 291타로 공동 66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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