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근 몇년 새 집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집을 꼭 사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2010년 83.7%에서 지난해 72.8%로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는 주거생활 전반과 세부 주거실태를 조사한 이 같은 내용의 '2012년도 주거실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국민 주거환경과 주거 이동, 가구 특성 등 주택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7.9년으로, 2010년(9년)보다 1.1년 짧아졌다. 전국적으로도 평균 8.0년으로 2010년(8.5년)보다 0.5년 줄었다. 이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최근 몇년 새 크게 떨어진 반면 소득 수준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간 소득을 지출하지 않고 모두 모았을 때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인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구입배수(PIR·중위수 기준)는 2010년 4.3에서 5.1로 높아졌다. 5년가량 꼬박 돈을 모아야 집을 한 채 마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방 PIR은 4.3에서 5.1로 높아졌고 서울·수도권은 6.9에서 6.7로 다소 낮아졌다.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인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부담비율(RIR)은 2010년 19.2에서 19.8로 상승했다.
그러나 생애 처음 내 집을 마련하는 가구주 연령은 40.9세로, 2010년 38.4세보다 2.5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내리면서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때문이다.
실제로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72.8%로, 2010년(83.7%)에 비해 10.9%포인트 줄었다. 앞으로도 내 집 대신 전·월세 선호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생애 첫 집 마련하기까지 이사 횟수는 수도권 3.7회, 전국 3.4회였다.
자기 집을 소유한 '자가 점유율'은 2010년 54.3%에서 지난해 53.8%로 0.5%포인트 줄었다. 저소득층(50.4%)은 3.5%포인트 증가했지만 중소득층(51.8%)과 고소득층(64.6%)이 각각 2.2%포인트, 4.9%포인트 감소했다. 주택시장 장기침체로 주택구입 능력이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 생활수준이 높아져 주거의 양적·질적 개선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구당 평균 주거면적은 78.1㎡로 2010년(68.7㎡)보다 9.4㎡ 넓어졌다.
1인당 평균 주거면적도 같은 기간 28.5㎡에서 31.7㎡로 3.2㎡ 늘었다.
또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128만가구로 2년 전(184만가구)에 비해 7.2%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구입 능력이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내 집 마련을 지원하고 저소득층은 공공임대주택 건설, 바우처 지원 등 주거복지 대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거실태 조사는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 국토해양통계누리(stat.molit.go.kr)와 온나라부동산포털(www.onnara.go.kr)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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