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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세르히오 가르시아. 표정이 썩 밝지 않다. [SI]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지난주 열린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타이거 우즈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몇 가지 생각할 점을 남겼다. 특히 선수들간에도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는 상식을 일깨웠다.
이 대회에서 막바지까지 우즈의 우승 경쟁자였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우즈의 매너없는 행동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동반플레이를 했다. 한 선수가 샷을 할 때 다른 선수는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매너있는 행동이다. 2번홀(파5)에서 가르시아가 스윙할 때 우즈쪽 갤러리들한테서 함성이 나왔다. 트러블에서 우즈가 우드를 꺼내 그린을 직접공략하려하자 갤러리들이 탄성을 지른 것이다. 가르시아는 움찔했고 결국 보기로 홀아웃했다.
이에 대해 두 선수의 말이 다르다. 가르시아는 “내가 스윙하는데도 우즈가 클럽을 뽑아 갤러리들의 함성을 자아냈다”고 말했고, 우즈는 “가르시아가 샷을 했다는 소리를 마샬로부터 듣고 클럽을 꺼냈다”고 주장했다. 우즈는 그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이 사례에서 보듯 세계적 선수들 사이에서도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서로 얼굴을 붉히는 사례가 가끔 있다.
◆슬로 플레이는 공공의 적=벤 크레인은 미국PGA투어에서 슬로 플레이로 유명한 선수다. 그는 2005년 한 대회에서 로리 사바티니와 동반플레이를 했다. 다혈질인 사바티니는 크레인의 느림보 플레이를 참지 못하고 “플레이 좀 빨리 하라”고 쏴붙였다. 크레인이 이에 격분했고 두 선수는 멱살잡이 직전까지 갔다. 사바티니는 2011년 취리히클래식 때에도 플레이 속도를 놓고 션 오헤어와 언쟁을 벌였다.
◆벙커샷 후 발자국을 그대로?=캐디는 자신의 ‘주인’뿐 아니라 그와 동반하는 선수가 남긴 벙커를 정리해주거나 그린에서 볼을 닦아주기도 한다. 또 한 벙커에 볼 두 개가 빠졌을 경우 벙커샷한 자국을 정리하지 않고 나중에 샷을 하는 선수의 캐디에게 맡기기도 한다. 김경태는 2010년 일본골프투어 파나소닉오픈에서 뜻밖의 일로 2벌타를 받았다. 볼 두 개가 같은 벙커에 들어갔다. 동반플레이어가 먼저 벙커샷을 해 볼을 그린에 올렸다. 동반플레이어의 캐디는 볼을 닦는 일이 급했던지 벙커정리를 안하고 떠나버렸다. 할 수 없이 김경태의 캐디가 그 자국을 정리했다. 그러나 이는 김경태가 벙커샷을 하기 전에 한 일이므로 모래 상태 테스트가 돼버렸고 김경태에게 2벌타가 돌아갔다.
◆그린에서 스파이크 자국을 남기면= 2005년 마스터스 1라운드 때 필 미켈슨과 비제이 싱이 얼굴을 붉히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미켈슨은 쇠징 골프화를 신고 싱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했다. 싱이 12번홀 그린에 다다라 보니 홀 주변에 스파이크 자국이 많이 나있었다. 싱은 곧 경기위원에게 항의했다. 규칙상 스파이크 자국은 수리할 수 없다. 싱과 미켈슨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도 가시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그린에 자국을 많이 내는 골프화를 신은 골퍼들은 홀아웃한 후 자신이 남긴 자국을 없애놓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먼저 홀아웃한 후 그린을 벗어난다?=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일이나, 박세리가 한창 이름을 날리던 2000년대 초반 많이 지적받은 사안이다. 유명선수와 보통선수가 동반플레이를 할 때 유명선수가 먼저 홀아웃한 후 동반플레이어가 퍼트를 남겼는데도 그린을 벗어나는 일이 있었다. 용변이 급했거나 플레이 속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러면 유명선수를 보러온 갤러리들도 우르르 움직인다. 아직 홀아웃하지 않은 동반플레이어는 소란속에서 퍼트를 해야 한다.
◆마커의 스코어를 잘 못 적는다=양용은은 2008년 중국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HSBC챔피언스에 출전했다가 실격당했다. 스코어 오기 때문이었다. 1차적으로는 양용은에게 책임이 있지만, 양용은의 스코어를 적은 마커 폴 케이시의 잘못도 컸다. 경기 때 스코어카드는 마커가 적는다. 마커가 적은 스코어를 본인이 받아 확인한 후 경기위원회에 제출한다. 스코어카드 맨 아래에는 자신의 스코어를 적는 공란이 있다. 따라서 선수는 마커의 스코어를 적으면서 또한편으로는 자신의 스코어도 적는다. 이 때 까딱 잘못하면 마커와 자신의 스코어를 혼동해 적을 수 있다. 양용은은 “스코어 오기로 인한 실격은 대부분 마커의 착각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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