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필리핀 어민피격 갈등…조율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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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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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 제재조치 착수하나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대만 당국이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대만 어민 피격 사건에 대한 필리핀 당국의 사과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대만과 필리핀간 관계에 다시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펑왕(鳳皇) 위성TV 15일 보도에 따르면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15일 새벽 고위급 국가안전회의를 열고 필리핀 측이 타이베이 주재 필리핀대표부 대표를 통해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성의가 부족하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총통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마 총통은 필리핀이 전날(14일) 자정까지로 못박은 사과 시한을 넘길 경우 실시하기로 했던 필리핀 노동자 수입 동결, 필리핀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 철수, 타이베이 주재 필리핀대표부 대표 귀국 요구 등 3개 제제조치를 즉각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함께 마 총통은 15일 저녁 6시를 제2차 시한으로 정하고 대만이 제시한 네 가지 요구사항(공식사과, 배상, 책임자 처벌, 어업협정)에 대해 필리핀이 충분한 성의표시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8개 제재조치에 추가로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자국민의 필리핀 여행 ‘홍색경고’ 발동, 고위층 교류 중단, 경제교류 및 비즈니스 투자유치 등 행사 중단, 어업협력 사항 중단, 과학기술 연구교류 및 협력계획 중단, 항해권 협상 중단, 필리핀 주민에 대한 비자면제 혜택 중단, 대만의 남해 해상 연합훈련 실시 등이 포함됐다.

앞서 9일 바시해협 인근 중첩 수역에서 조업하던 대만 어민이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총격으로 사망하자 대만과 필리핀은 공식 사과,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대만 정부는 전날 자정까지를 시한으로 명시해 필리핀이 사과하지 않으면 필리핀 노동력 수입을 동결하고 필리핀 주재 대만대표부 철수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린융러(林永樂)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새벽 안토니오 바실리오 타이베이 주재 필리핀대표부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 측의 사과 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양국 간 다섯시간 여에 걸친 마라톤 면담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필리핀 측은 대만이 요구한 네 가지 사항 가운데 사과와 함께 중첩수역에 대한 어업협정 논의 착수, 총격 책임자 처벌 등도 약속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다만 사망 대만 어민 가족에 대한 배상 부분에 대해선 조사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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