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최고 명문대학교인 서울대, 그리고 최고 여자대학교 이화여대가 상반된 분위기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국내 정·재계를 이끄는 파워엘리트 양산의 근거지 서울대생들은 '피곤하다'는 통계가 나왔고, '다소곳한 여대생'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이화여대생들은 남성 못지않은 패기를 과시했다.
◆공부하는 서울대생은 '피곤'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 매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간식은 초콜릿과 카페인 음료로 나타나 피로한 것 같은 인상을 풍겼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이 집계한 지난해 서울대 매점 9곳의 간식 판매량 통계를 보면 랭킹 10위 안에 지쳤을 때 많이 먹는 에너지 바와 초콜릿류 제품이 9개나 됐다.
초콜릿과 각종 곡물을 섞어 제조한 오리온 닥터유 에너지바가 2만5462개 팔려 과자류 가운데 판매량 1위에 올랐고 크라운 키커(2만3919개), CJ 맥스봉 치즈(1만7477개), 롯데 빼빼로(1만5808개), 크라운 미니쉘 아몬드(1만526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초콜릿이 섞이지 않은 제품은 3위에 오른 맥스봉 치즈뿐, 6~10위도 초콜릿 제품이 '싹쓸이' 했다.
음료는 압도적 점유율로 1~2위를 독차지한 생수를 제외하면 카페인 음료와 에너지 드링크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인 롯데칠성 핫식스가 6만4907개 팔려 3위에 올랐고, 코카콜라 조지아커피 캔(5만2708개), 광동제약 비타500(5만1574개), 맥심 티오피 스위트 아메리카노 캔(5만992개), 코카콜라 비타민워터(4만8265개) 등이 많이 팔렸다.
이 학교 재학생 박지웅씨는(24) "시험 때 초코바와 카페인 음료로 밤을 새곤 한다"면서 "아침을 못 먹고 나오는 경우에도 식사 대체로 훌륭하다"고 털어놨다.
◆축구하는 이대생은 '후끈'
여름 날씨나 다름없던 지난 14일 오후, 이대 운동장은 '이화인 하나 되기 축구대회' 결승전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그라운드에서는 여대생들이 벌이는 축구라 해서 얕보면 큰일 날 듯한 분위기가 풍겼다. '꽃미녀' 선수들은 다소 거친 목소리로 호흡을 맞췄고, 몸싸움은 육탄전을 방불케 했다.
서너 팀 정도 참가하는 데 그치는 '그들만의 리그'도 아니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예선전에 13개 팀이나 참가했다.
대회 룰은 다소 독특하다. 팀당 9∼12명의 선수가 참가, 전·후반 15분씩 뛰고 경기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공을 2개씩 사용했다.
대회를 맡고 있는 체육과학부에 따르면 "매년 10여 팀이 꾸준히 참가하며 최근 들어 더 늘어난 상황"이라며 "대회 때만 되면 여대생들이 카페에 옹기종기 모이는 대신 축구공을 차며 노는 광경을 적잖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여대생들의 승부욕과 축구에 대한 인기가 예상보다 높아 주최 측도 놀랄 정도라고.
대회 기획자인 체육과학부 4학년 이지연씨(22)는 "여학생들이 뛰어놀 기회가 부족해 만들었지만 예상 외로 열기가 뜨겁다"고 했다.
이 대회는 지난 1995년 체육대학 설립 50주년을 맞아 처음 열린 이후 19회째를 맞았다.
이번 제19회 대회에서는 실력향상을 위해 연세대 축구 특기생의 지도까지 받으며 투혼을 불사른 사회대 축구동아리 FC쏘샬 소속 '레쏘'가 우승 트로피와 상금 35만원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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