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언을 여의도 국회나 영등포당사가 아닌 ‘지방’에서 발표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다분히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의식한 포석으로 읽힌다.
안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첫 지방행(行)으로 17일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데 이어 광주를 1박2일 일정으로 찾는다. 더욱이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남지역에서 아직 모습도 드러나지 않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도를 크게 웃도는 등 민심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광주선언’이 호남에서 ‘안풍(安風.안철수바람)’의 확산을 차단하고 지역민심을 민주당에 묶어두기 위한 맞불작전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날 방문에 김한길 대표 등 새 지도부와 소속 의원 70여명이 동행했다는 사실만 봐도 민주당의 위기감을 읽을 수 있다. 새 지도부의 호남 방문은 지난 4일 전당대회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광주선언에서 민주당은 안 의원을 염두에 두고 “경쟁적 동지관계에서도 당당히 경쟁하고, 국민의 명령이 있다면 동지로서 껴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원내 127명의 의원을 가진 제1 야당으로서 경제민주화 입법 등 실질적인 민생·생활정치를 구현할 대안세력임을 부각시켰다.
광주선언의 제목을 ‘을을 위한 민주당 광주선언’이라고 정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정치민주화를 넘어, 갑인 경제권력에 아파하는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