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봉축 법요식은 불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향과 헌화, 봉축사, 대통령 봉축 메시지 낭독, 법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법요식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 중앙총회 의장 향적 스님을 비롯한 종단 대표자와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이웃종교 대표가 참석했다.
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전병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주한외교사절,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대표 등도 함께 자리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에서 “부처님의 은혜를 갚으려면 일체중생들을 내 몸같이 사랑하고 아끼는 한편 일상 속에서 ‘참 나’를 찾아야 한다”면서 “참선을 생활화해 인류의 정신문화를 선도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등국가, 일등국민이 되자”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부처님 오신 뜻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으뜸으로 받들어야 할 가치는 공동체 의식”이라며 “탐욕과 증오, 편견과 차별을 내려놓고 연대와 협력의 손을 잡고 평화와 행복의 길에 동행하자”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농민이 논밭에서 호미와 괭이를 잡는 세상을, 빈민과 노동자가 거리에 나앉는 일이 없는 세상을, 청년들이 냉혹한 삶의 전쟁터에서 불안에 떠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국정 지도자, 지식인, 종교인 모두가 힘을 모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신 읽은 봉축메시지에서 “부처님은 왕자의 지위와 세속의 권력을 버리고 고행과 구도의 길을 걸어서 온 인류에 행복한 삶을 열어주셨다”면서 “불교가 다시 한 번 화합의 중심이 돼 줄 것을 당부드리며, 저와 정부도 자타불이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갈등을 치유하고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께서는 각각의 다른 맛을 가진 수많은 강물도 바다에 들어오면 한 가지 맛이 된다고 하셨다”면서 “국민 모두가 각자 처지와 생각은 달라도 대한민국이라는 큰 바다 안에서 화합하고 마음을 모으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에서 박범훈 전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장과 김의정 전 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게 불자대상을 시상했다.
한편, 작년에 이어 올해 법요식에서도 남북평화체제 정착과 통일을 기원하는 남북공동발원문이 발표되지 않았다.
남북 불교계는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공동발원문을 발표해왔으나 작년부터 북쪽에서 관련 회신이 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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