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아베노믹스 이후의 일본경제’란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의 핵심 수단인 무제한적 통화 방출과 인플레이션 유도는 일본 경제를 구하는 열쇠가 아니라 위험에 빠뜨리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주가가 50% 이상 오르고 엔화 약세로 일본의 수출 대기업들이 막대한 환차익을 거두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막대한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위원은 “아베노믹스의 희망대로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2년 뒤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한다면 명목금리도 상승해 국채에 대한 이자비용 지출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며 “2%의 인플레이션이라면 물가상승률이 3%포인트 올라가는 것인데, 이번 부분이 국채금리에 반영되면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비용이 매년 추가로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런 어마어마한 규모의 지출에 대한 재원이 마련될 지는 미지수”라며 “만약 세입증가가 이자지급 증가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일본은 엄청난 재정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은 과세 기반이 취약한 편이다. 2011년 기준 일본의 국세 수입은 경상GDP의 9.1%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이 현재보다 1%포인트 오르면 일본 국세의 26%가 이자비용으로 사용돼야 한다.
아베노믹스가 경기를 회복시킨다고 하더라도 재정건전성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아베노믹스는 정책적 혁신이라기보다는 아슬아슬한 모험에 가깝다”며 “아베노믹스가 결국 ‘가미가제’(자살 공격) 정책이라는 말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재정위기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작성해서 준비하는 것이 금리인하와 원화절하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13년 5월 16일 기준 (자료 : 신한금융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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