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마닐라 국제식품박람회(IFE)에 참가중이던 16개 대만 업체들이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본국으로 철수했다.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타이베이 관광엑스포’에 참가할 예정이던 필리핀 관광여행업체 관계자들 역시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대만 내에서는 필리핀 제품에 대한 보이콧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대만 핑궈르바오(蘋果日報) 보도에 따르면 대만 식품회사인 타이탕(台糖)은 앞서 16일 5개 양판점과 7개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필리핀산 제품 113종을 모두 진열대에서 치웠다. 또 필리핀 여행에 나서려던 사람들이 예약을 대거 취소하는 사태도 이어졌다. 17일에는 대만에서 필리핀인 근로자 1명이 현지인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민간 교류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만 필리핀 당국간 공방전은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대만을 방문한 필리핀 특사단이 대만 당국의 접견 거부로 푸대접을 받은 데 이어 필리핀에 파견된 대만 측 조사단 역시 필리핀의 조사 협조 거부로 아무런 성과 없이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귀국한 대만 조사단은 타이베이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사단은 필리핀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귀국했다고 밝혔다. 대만 법무행정 당국 부책임자 천밍탕(陳明堂)도 “조사단은 필리핀 측의 동의 하에 현지를 방문했지만 필리핀 측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고, 조사 협조를 거부했다”며 이에 따라 조사단에 귀국 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17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필리핀 공무 선박이 대만 어선에 대해 총격을 가한 것은 명백한 ‘살인 행위’라고 주장했고, 정식 사과·손해 배상·진실 규명 등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기를 필리핀 측에 재차 촉구했다. 또 마 총통은 현재 시행 중인 노동력 수입 동결, 고위급 및 경제교류 중단, 관광중단 등 11가지 보복 제재 조치에 이어 3차 제재 조치를 공개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필리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같은 대만의 필리핀에 대한 경제 제재조치에 따라 필리핀이 90억 대만달러(약 335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대만 당국을 인용해 일부 매체가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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