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年 상승마감' 5년 만에 깨지나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국내 증시 나침반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가 5년 만에 '연 상승 마감'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엔화 약세 우려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훼손된 탓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만 삼성전자 주식을 2조6000억원어치 이상 팔아치웠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17.30% 하락한 이래 2009년(70%), 2010년(17.31%), 2011년(10.44%), 2012년(40.93%) 4년 연속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6일까지 4.31%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약세에서 벗어나 올해도 상승 마감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 2조63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4년 동안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해는 2011년(-1844억원)뿐이다. 외국인은 2009년(4조4501억원), 2010년(3조6047억원), 2012년(4219억원)에 걸쳐 순매수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 매도에 나선 것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가 상장지수펀드 추종지수를 바꾼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뱅가드는 올해 초부터 우리나라를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바꿨으며 이런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편입 비중을 줄였다. 증권가는 뱅가드 측 매도 물량을 모두 9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어 아직도 2조7000억원어치 매물이 더 나와야 한다.

외국인 매도 공세 속에 엔저 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제 사회가 엔화 약세를 유발하는 통화 정책을 용인하고 있는 점에서 엔저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가 엔저 심화에도 세계 1위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감 상승 마감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부진했던 기간은 이 회사를 무너뜨릴 해외 경쟁업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시간으로 보면 된다"며 "엔저 우려가 커졌지만 일본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폰업체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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