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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 일궈낸 큰 별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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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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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강의 기적'을 주도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8일 89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제개발을 이끈 고인은 192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나 1945년 국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3공 시절인 1960년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강학파'의 대부로 이름을 날렸고, 1969년 박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재무부 장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디뎠다.

박 전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서강대 교수 시절 출간한 '가격론'을 보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인데 어디 한 번 직접 맡아서 해보라"며 그를 전격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1세대 원로'로 손꼽히는 고인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거쳐 1980년 제14대 국무총리에 임명돼 2년여간 활동했다. 이후 3·4·5 공화국을 거치면서 14년간 여러 가지 다양한 위치에서 경제문제에 관여하며 한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인 1980∼1982년 제14대 국무총리를 지낸 뒤 1983년부터 1991년까지 18∼20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재직했다.

이때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무역센터, 코엑스 전시장 등 무역인프라 구축을 진두지휘하며 무역입국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 전 총리는 관계를 떠난 이후에도 경제계의 원로로서 정치권과도 인연을 이어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자문단 좌장직을 맡아 '근혜노믹스' 입안에 영향을 미쳤다.

고인은 지난 2009년 회고록에서 "돌이켜보면 나는 성공한 정책가도 아니고 성공한 경제학자도 아니었다. 경제전문가로서 자기의 주견이 있었으나,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적·행정적 수완이 모자라 주위 환경과 타협하는 정부 관료에 불과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시장경제 이론의 틀 안에서 소화하려고 안간힘을 다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자신을 낮춰 표현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수식어는 그리 간단치 않다.

한강 기적의 주역, 1970년대 경제개발 1세대, 한국 경제 현대화의 산 증인, 서강학파의 대두 등 표현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그를 박 전 대통령의 보좌진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기를 연 주역 중 한 명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까지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원로자문단 좌장, 산학협동재단·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고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등을 맡아 국가 미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왔다.

수년간 전립선암을 앓아온 남 전 총리는 최근 노환이 겹쳐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고 지난 6일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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