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지난 20일 공사를 재개한 이후 21일 현재까지 이번 대치 과정에서 밀양 주민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문제 해결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한전은 올 겨울 전력 수요 대비 차원에서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이러한 대치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8시께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이모(71) 할머니가 공사 저지 과정에서 손 등을 다쳐 밀양병원에 옮겨졌다.
이계삼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며 “더 많은 노인들이 피해를 입기 전에 한전은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3호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영남지역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은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정복 한전 밀양대책본부 홍보팀장은 “올겨울 전력 수요에 대비해서라도 더 이상 공사를 늦츨 수는 없다”면서 “다만, 질서를 유지하고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전은 공사 재개 당일부터 의료진을 밀양시 단장면 등 송전탑 공사 현장에 파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공사반대 시위를 하다가 다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응급 치료 등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 연말 완공되는 신고리 3호기에서 경남 창녕의 변전소까지 보내는 161개 송전탑 가운데 현재 밀양 구간의 52개 송전탑 공사는 주민 반대로 중단돼 있다.
송전탑 건설에 따른 전자파 피해와 재산 손실 등 주민들이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지중화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2조7000억원)과 기간(약12년)을 고려했을때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준동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송전탑 1기를 건설하는데 4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때 나머지 52기를 모두 세우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며 “올해 안으로 밀양 송전탑 건설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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