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JFE ‘15년 상생’ 한-일 갈등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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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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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지난 2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5월 전경련 회장단 만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동국제강과 일본 JFE스틸이 정치·역사문제의 갈등에 더해 엔저효과라는 경제적 이슈까지 더해지며 냉각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한·일 관계 속에서도 15년째 동반자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가 처음 손을 맞잡은 것은 지난 1999년. 당시 포항 2후판공장이 가동하며 150만 생산체제에 돌입한 동국제강의 가장 큰 고민은 후판의 원재료로 쓰이는 슬래브 물량을 확보하는 일과 후판 판매시장 및 기술개발 등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일이었다.

이에 고 장상태 동국제강 회장은 1999년 JFE의 전신인 일본 카와사키제철(현 JFE)을 방문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다. 한국에서는 동국제강하면 업계 최고 기업중 하나였지만 일본 2위의 고로 업체인 카와사키제철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저 한국의 조그마한 전기로 업체로 밖에 여기지 않아 제휴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장 회장과 대화를 나눈 일본측 간부 직원들은 첫 인상을 완전히 지웠다. 크지 않지만 알차게 회사를 이끌어 온 장 회장의 경영 노하우는 물론 세계 철강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미래를 정확히 내다보는 눈에 매료됐고, 특히 동국제강을 세계 최고 명품 철강업체로 키워내겠다는 포부에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해 7월 29일 포괄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장 회장은 “공동운명체가 되려면 서로 존경하고 신뢰해야 원만히 나아갈 수 있다”는 말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양사간 우호 관계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듬해인 2000년 4월 4일 장 회장의 별세로 아들 장세주 회장이 취임하고, 2002년에는 카와사키제철이 KNN과 합병해 JFE로 출범하는 등 양사에 큰 변화가 있었음에도 제휴는 그대로 이어져 JFE는 동국제강에 가장 많은 슬래브를 공급하는 업체로 올라섰다. JFE의 동국제강에 공급한 누적 슬래브 물량은 2008년 500만t을 넘어선데 이어 2013년 4월에는 1000만t을 넘어섰다. 슬래브 1000만t은 약 900만t의 후판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이를 선박건조에 투입할 경우 1만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약 233척을 만들 수 있다.

협력 범위도 양사간 상호 지분 교환은 물론 노조, 경영, 조업, 연구교류 등으로 확장했으며, 최근에는 에너지, 해양구조물용 강재 부문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장세주 회장은 “동국제강과 JFE스틸은 상호 지분 보유는 물론, 노조, 경영, 생산, 기술연구 등 전분야에 걸쳐 연결되어 있는 운명공동체”라며, “협력의 시너지를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불황을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과 JFE의 15년 우정은 최근 악화 상태인 한-일 관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며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철강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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