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CEO "세금 다 냈다" 철면피?… 삼성전자 끌어들여 불만 토로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애플의 세금 회피 논란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애플의 기상천외한 편법 절세 수법이 밝혀지면서 철면피란 오명을 쓰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애플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법인세를 비교하며 현행 세금법에 불만을 토로했다.

21일(현지시간) 팀 쿡 CEO는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상원 상임 소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참석해 “회사가 내야 할 세금을 모두 냈다”며 “단순한 법규 뿐만 아니라 법의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쿡 CEO는 “애플은 지난해 미국 기업으로 가장 많은 60억 달러 세금을 냈다”며 “세금 속임수는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세금 40달러 가운데 1달러는 애플이 내는 꼴이라며 최대 납세기업인 점을 강조했다. 이날 외회를 멀리했던 고 스티브 잡스 전 CEO와 달리 쿡 CEO는 직접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애플은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 코크에 애플 오퍼레이션스인터내셔널(AOI)을 등록해 해외 수익을 관리했다. 실제로 경영은 미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가 맡았다. 때문에 실제 경영을 맡고 있는 국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아일랜드는 세금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미국도 법인등록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신고할 필요가 없었다.

이처럼 애플이 현재 해외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자회사에 쌓아놓은 현금은 지난 4년간 1000억 달러를 넘는다. 이 현금이 미국에 들어왔다면 35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내야했다. 애플의 전체 수익 가운데 해외 비중은 61%에 달한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는 한 목소리로 애플을 비난했다. 칼 레빈 상원의원은 “지난해 애플이 세법상의 결함을 이용해 내지 않은 세금이 무려 9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시간당 약 100만 달러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애플이 지난 4년간 약 440억 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며“애플은 미국의 최대 세금 회피업체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쿡 CEO는 세금 의혹을 단호하게 반박한 데 이어 미국의 법인세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모든 납세자들이 공평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미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법인세 세금을 비교하면서 애플의 세금 여건이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롭 포트만 상원위원은 “한국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는 법인세가 24%선이지만 미국의 법인세는 무려 39.5%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이에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해외에서 내는 세금은 같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말이다.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한국으로 자본금을 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애플은 높은 세율 때문에 자본금을 본국에 송환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보다 애플이 해외 투자율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세금 준수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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