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대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공동 취재로 이수영 OCI 회장(전 경총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미술관 관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동생)과 장남 조현강씨 등 5명(3개 회사)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이수영 OCI 회장이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십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국외계좌에서 운용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공개한 이들 외에도 주소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한국인이 20여명 된다"며 "여기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기업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7일부터 매주 한두 차례씩 확인한 명단을 한 달 이상 계속 보도할 것"이라며 "오늘은 대기업·재벌 총수 일가 위주이지만 다음번엔 기업 임원들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이날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이외에도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 등 페이퍼 컴퍼니 설립자의 실명과 보유지역, 설립시기도 공개했다.
그동안 국세청은 ICIJ가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역외자산 관련 자료 입수를 시도했지만 "정부측에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ICIJ의 방침에 따라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ICIJ와 뉴스타파가 현재 신원이 확인된 규모와 일부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함에 따라 국세청은 이들의 탈세 여부에 대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세청은 미국, 영국, 호주 등 역외탈세 정보를 상당량 확보한 국가와 정보 공유를 하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자료 확보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사 규모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 호주 당국이 공조를 통해 확보한 자료 분량은 무려 400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초 ICIJ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260GB의 분량보다 방대한 것이다.
상당수 겹칠 가능성이 있지만 ICIJ와 뉴스타파가 이날 1차 발표에 이어 추가 발표를 하기로 한 데다 미국, 영국 국세청 등으로부터의 한국인 역외탈세 관련 자료 입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사 진전 상황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일단 이날 발표된 명단에 대해 탈세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정밀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나 기업의 해외계좌 개설 여부, 계좌의 성격, 개설 방식 및 사용 내역 등 확보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탈세혐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도 구체적인 계좌나 금액이 명시돼 있지 않은 만큼 탈세 여부 검증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오늘 발표와 무관하게 국세청이 해외 공조를 통해 입수하려 한 자료가 있으며, 국세청 나름의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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