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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이 28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KERI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알뜰주유소가 1000개를 돌파한 것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축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의 일자리를 줄인 셈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은 28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KERI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정부 정책에는 고용을 줄이는 정책이 꽤 있다. 알뜰주유소는 이러한 사례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고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시 고쳐야 할 정책들이 많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두 ‘내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급선무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을 숙지해두고 모든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치인들은 모두 너무나 쉽게 ‘고용 창출’을 외친다”며 “정치인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고용 창출을 고민해야 하는데, 국민들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고 정치인들은 너무나 단편적으로 수치(성과)적으로만 생각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30~40대 젊은이들을 위한 풀타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생각하기보다 파트타임, 50~60대 일자리, 창업(독립 자영업) 등으로만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 제조업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제조업은 물론 농림수산업도 지속적으로 일자리는 감소 추세라 제조업과 농업에서는 연평균 12만 개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안정적인 경제성장률을 위해 연평균 3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해야하고 제조업, 농업에서 까먹고 있는 12만 개 일자리를 포함하면 총 42만 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데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박 회장은 “건설업, 도소매업, 운수업, 음식숙박업 등의 분야는 현재 과당경쟁 상황이므로 현재의 반 이하로 해당 분야 종사자가 줄어야 적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즉 우리 경제의 58% 업종에서 고용을 줄여야 하거나 그 이상 고용 증가를 할 수 없는 분야로 그렇다면 나머지 42% 분야에서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이 없는 농업과 서비스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고용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며 “제조업이 주력 업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무 것도 없던 지난 시절 모두 해외에서 기술과 자본을 들여와 우리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농업과 서비스업 역시 선진국의 기술, 지식 등을 그대로 받아들여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서비스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우선 서비스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에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하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예를 들어 은행이 높은 수익을 냈다고 하면 국민들뿐만 아니라 정부, 언론 모두 그러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며 “그러면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라는 요구를 한다. 그런데 은행이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신용등급이 매우 높아야 한다. 높은 신용평가를 받으려면 해마다 자본시장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종이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므로 각종 규제가 많다”며 “서비스 산업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규제 완화) 그 업종에서 경쟁력이 생기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일자리는 저절로 창출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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