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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국회를 세종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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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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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지금 철도국장이 서울에서 열심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자료도 그때에 맞춰 보내드리겠습니다."

지난 23일 국토교통부는 중장기 철도산업 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자료가 오후 늦게까지 배포되지 않아 취재에 혼선이 생겼다.

정부세종청사에 있던 기자들은 담당자인 철도국장을 찾았지만 서울에 있는 관계로 계획이 틀어졌다. 관련 과에 전화해도 "담당자가 서울에 가서 내용을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자료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배포됐고 철도국장도 비슷한 시간에 기자실에 도착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기자들은 "갑자기 자료를 배포한다고 예고만 해놓고, 마감시간이 다 돼서야 자료를 보내주고 브리핑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일은 국토부가 세종시로 옮긴 후 자주 발생하는 사례 중 하나다. 실·국장급은 회의를 위해 서울을 가는 경우가 잦아 오히려 세종시에 가면 얼굴을 보기가 더욱 힘들 정도다.

물론 갑작스런 기삿거리는 언제 어디서나 터지게 마련이다. 상황에 맞춰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기자의 할 일이다. 하지만 보다 빠른 정보를 얻기 위해 가는 기자실에서 정작 급한 자료가 나올 때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상당히 아이러니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공무원들은 그렇게 서울 출장이 잦은 것일까. 이유는 바로 국회 때문이다. 국회의원 자신들은 여의도에 자리를 잡은 채 애써 세종시로 내려 보낸 공무원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것이다. 실·국장급뿐만이 아니다. 장·차관도 예외가 없다.

행정수도로 조성한다는 세종시가 공식 출범한 지 1년이 다가오고 있지만 업무 효율성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가 서울에 있다면 이는 100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을 것 같다. '○○○를 국회로'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곤 한다. 기자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국회를 세종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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