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방송 주현아, 양아름, 최지원 = 친절하고 순수한, 예의와 격식을 깍듯이 갖춘 '착한' 캐릭터는 이제 대중 문화의 소재로 매력을 잃은 듯합니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이효리, CL까지, 가요계에는 '나쁜 남자', '나쁜 여자' 캐릭터의 매력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먼저 그 출발선을 끊은 것은 싸이의 '젠틀맨'입니다. 지난 4월 이름과는 달리 전혀 젠틀하지 않은 'B급 남자'를 노래하고 뮤직비디오를 통해 악동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죠. 뮤직비디오에서 역설적으로 젠틀하지 않은 젠틀맨을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묘한 쾌감을 선사한 바 있습니다.
3년 만에 가요계 정복에 나선 섹시 디바 이효리도 '나쁜' 여자로 돌아왔습니다. 이효리 역시 가상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에서 '나쁜 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함께 짖꿎은 행동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싸이의 '젠틀맨'과 달리 '배드걸' 속 이효리의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의를 참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배드걸'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여자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걸그룹 2NE1의 씨엘까지 가세했습니다. 데뷔 4년 만에 발표하는 씨엘의 첫 솔로곡으로 '나쁜 기집애'를 선보였는데요. 힙합 사운드에 맞춰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로 단순히 나쁜 여자의 모습이 아닌 변화된 사회 속에서 달라진 여성상을 노래합니다. 그동안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매력을 과시했던 씨엘이기에 그녀가 표현해낸 당당한 여성상이 많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렇듯 가요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쁜 캐릭터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이러한 열풍은 대중의 대리만족 심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의 67.3%가 직장에서 거절이나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다는 요즘. 대중문화를 통해 통쾌함과 후련함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가요계에 부는 나쁜 캐릭터 열풍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번져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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