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30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결과의 세 번째 명단을 발표하고, 이수형 현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와 연극인 윤석화 등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명단에 재계인사 외에 문화·교육계 등 다른 분야 인물 및 삼성 관계자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사건의 파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번 명단에는 ▲김석기(서류상 영문명:Kim Seok Ki) 전 중앙종금 사장 ▲배우 윤석화(서류상 영문명:Yoon Suk Hwa)씨 ▲이수형(서류상 영문명:Lee Soo Hyung) 현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서류상 영문명:Cho Won Pyo) 현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전성용(서류상 영문명:Chun Sung Yong) 경동대 총장 등 총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이 전무는 지난 2005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라는 이름의 기업에 김석기 전 사장과 배우자이자 연극배우인 윤석화씨,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이사와 함께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김석기 씨와 윤석화 씨는 부부이며, 김 씨는 CJ 이미경 부회장의 전 남편으로 한때 삼성가의 사위이기도 했다.
문화일보와 동아일보를 거친 언론인 출신인 이 전무는 동아일보 법조출입 기자에서 2006년 5월 삼성그룹 법무팀 임원으로 이직했다.
이 전무는 이에 대해 직접 해명자료를 내고 “문제의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줄 몰랐으며, 어떠한 금전 거래도 없었다. 특히 삼성과의 관계는 전혀 없다”며 “뉴스타파 측으로부터 (본인의)이사등재 시기가 2006년 8월이라고 들었으나 삼성에 입사할 무렵에는 문제의 회사에 대해 잊고 있었고, 페이퍼컴퍼니 이사 등재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번 명단에 함께 포함된 연극인 윤석화씨도 “이름을 빌려준 사실은 있으나 남편(김석기 전 사장)의 사업이라 잘 몰랐다”며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임원으로 등재된 사실도 몰랐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1999년부터 공연 전문잡지 월간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을 맡고 있는 윤 씨는 현재도 연극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김 전 사장과는 지난 1994년 결혼했다.
이 전무와 같은 동아일보 출신인 조원표 대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인 시절 알게 된 김씨가 홍콩에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데 이름만 빌려달라고 해서 2006년 초쯤 등기이사 등재를 허락했다”며 “회사 등기가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자신과는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뉴스타파는 앞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을 비롯해 조욱래 DSDL 회장,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인 이영학씨,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역사의 황용득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등 대기업 오너와 그 일가, 또 계열사 임원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공개했으며, 이날 발표한 5명 외에도 추가로 228명의 명단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고, 명단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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