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일본주식형펀드 투자자가 울상이다. '아베노믹스'가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로 일본 증시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며 출구전략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악재다.
일본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아베노믹스에 고무돼 최근까지 상승행진을 지속해 온 만큼 차익실현 욕구도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는 일본주식형펀드에 대해 신규 투자를 자제하며 관망할 것을 조언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 및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월 23~31일 11.86% 하락했다. 7거래일 만에 이전 1개월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전월 23일 13년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인 일본 증시는 현재까지도 급등락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닛케이지수가 1만4000선마저 붕괴된 것은 지나친 조정이라는 의견도 있다"며 "하지만 아베노믹스 후폭풍을 비롯한 새 악재가 잇따라 쏟아지면서 시장이 좀처럼 안정을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6월 첫주 미 고용통계 발표와 선물 청산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일 증시 회복에 첫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본펀드는 최근 1주일 만에 7.31%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일본펀드 선전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여 온 일본리츠펀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4.3%에 가까운 손실이 났다. 최근 1개월 사이 손실은 10%에 맞먹는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펀드는 최근까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기대감에 오른 일본리츠펀드도 같은 상황인 만큼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지표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상황에 일본 정부가 무제한 돈 풀기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을 비롯한 국내 주요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일본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된다는 측면에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일본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줄어들고 있어 투자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스탠다드차타드(SC)나 씨티그룹을 비롯한 일부 외국계 금융사는 일본 투자 비중을 여전히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씨티그룹은 일본 증시 급락을 되레 저점매수 기회로 삼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반면 한 번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문의하는 투자자가 전무해진 상황"이라며 "일본펀드 투자자가 일 증시 급락 후 투자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환매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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