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오너 자녀들, 미국 등지고 중국으로 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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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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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10~20년 후 세계경제에서 중국 영향력 매우 커질것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제영훈중학교를 자퇴한 아들을 중국 상하이로 유학을 보내기로 하면서 재계 오너 일가 자녀들의 유학코스로 중국이 주목 받고 있다.

보통 오너 일가는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자녀교육도 전략적으로 유학 국가를 선택한다. 당대 시대에 가장 많은 인재가 몰려 있고 향후 학맥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국가의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님이 공부한 국가에 자녀들도 가기도 해 가족이 한 대학 또는 한 국가 동문인 경우가 많다.

즉, 젊은 시절 일제시대를 겪은 1세대인 창업주들이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창업을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인 2세들은 일본을, 아니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3세들에게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 푸단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나온 이미경 CJ E&M 부회장을 제외하면 3세 자녀들은 학력난에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 소재한 학교가 적혀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너 3세들 또한 자녀들을 자신이 유학을 떠났던 곳으로 보내는 게 안정적일 텐데, 오히려 중국으로 보내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찍부터 중국 사업에 많은 공을 들여왔던 SK그룹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세 자녀를 모두 중국에 조기유학을 시켰는데, 장녀 윤정씨는 2008년 베이징국제학교(ISB)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학교에 입학했으며, 차녀 민정씨는 지난 2010년 내국인도 어렵다는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 입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들 인근씨도 중국 상하이에서 어학 연수 등을 한 뒤 미국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최 회장의 사촌형 최신원 SKC 회장도 2002년 한영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 성환씨를 중국으로 보냈는데, 성환씨는 중국 푸단대학을 졸업했다.

이밖에 일부 대기업 오너 일가의 자녀들이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부분 나이가 어린 관계로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오너 일가가 자녀들을 중국으로 보내는 이유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지리적 거리가 가까워 바쁜 업무 일정에도 잠시 시간을 내 현지로 찾아가 만날 수 있으며, 같은 아시아국가라 조기유학을 가더라도 정서적으로 쉽게 안정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여기에 향후 후계구도를 내다 본 전략적인 측면도 내포됐다. 향후 10~20년 후에는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게 확실하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을 배경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오너 일가 내에서도 중국을 잘 아는 가족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자녀들에게 일찍부터 중국을 이해하는 한편 중국의 유력 인사의 자녀들과 친구 관계가 되면 더욱 좋다는 것이다.

중국 명문대학의 수준이 선진국에 못지않기 때문에 이력서에 흠집이 날 우려가 없고, 무엇보다 외국의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점도 오너 자녀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유학생 수를 5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장학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세계 각국에 중국통을 심으려는 ‘소프트 파워’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에 자녀들을 가입시킴으로써 우리 대기업 오너 일가도 중국과 관계의 끈을 이으려고 하는 이유도 현지에 자녀를 보내는 이유”라며 “오너 일가의 중국 유학 붐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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