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건설 원세훈 등 상대 로비, MB정권 대형게이트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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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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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백억대 비자금…2009년부터 MB정권 로비 정황

원세훈 /사진=프로필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황보건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황보건설이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 등 이명박(MB)정권 실세들에게 공사 수주와 관련해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에따라 황보건설의 로비 의혹이 이명박 정권의 대형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확대될 것인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황보건설이 수백억원대의 분식회계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 등 관련자 6명과 황보건설·황보종합건설 등 법인 2곳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등 황보건설의 비자금 규모와 용처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원 전 원장 외 MB정권 실세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특히 황보건설이 비자금을 이용해 원 전 원장에게 로비를 해 각종 토목공사 등에서 이권을 따낸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 시절인 2010년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 하청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주 황보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은 황보 대표가 공사 수주 청탁 대가로 순금을 포함해 명품 의류·가방, 산삼을 비롯한 고가의 건강식품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원 전 원장에게 건넸음을 보여주는 선물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보 대표가 원 전 원장이 서울시에 재직하고 있을 때부터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은 2006년까지 줄곧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했으며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보좌했다.

검찰은 또 황보건설의 원청업체인 현대건설의 김중겸(63) 전 사장이 정·관계 로비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했는 지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김 전 사장을 불러 황보건설과의 관계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황보 대표가 김 전 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현대건설, 한국전력과 그 자회사가 발주한 각종 공사를 따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2009~2011년 현대건설 사장, 2011~2012년 한국전력 사장을 지냈다.

앞서 검찰은 3일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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