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 14번홀. 미국 페블비치골프링크스 7번홀 그린을 연상시킨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주말 그린피가 1인당 37만원. 그것도 퍼블릭인 골프장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7월 개장예정인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18홀·경남 남해군 창선면)이 그 곳이다. ‘한섬’브랜드로 유명한 한섬P&D가 건설한 이 골프장은 그린피를 팀당 성수기 주말엔 148만원, 비수기 평일엔 59만원을 받기로 했다.
네 명이 주말에 갈 경우 1인당 최고 37만원꼴이다. 물론 팀당 캐디피(12만원)와 카트비(9만원)는 별도다. 개장 직후 주말에 이 곳에서 라운드를 하려면 팀당 200만원 가까이 든다는 얘기다.
1인당 그린피 37만원은 회원제와 퍼블릭을 통틀어 국내 최고다. 지금까지 그린피 최고가 골프장은 회원제인 남서울CC(경기 성남) 레이크사이드CC서코스(경기 용인) 트리니티클럽(경기 여주) 등이다. 이 골프장들은 비회원 주말 그린피로 26만원을 받고 있다. 퍼블릭으로는 스카이72GC 하늘코스(인천 영종도)에서 주말 시간대에 따라 25만9000원을 받는 것이 최고가다. 미래에셋에서 건설해 곧 개장할 예정인 퍼블릭골프장 블루마운틴CC(27홀·강원 홍천)도 주말 기준으로 27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름도 긴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 그린피를 비싸게 책정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골프장은 16개홀에서 바다가 보인다. 국내 시사이드 골프장으로는 가장 많은 홀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라운드할 수 있다. 코스 건설비용은 일반 골프장의 2배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장 후에는 골퍼들을 원웨이로 10분마다 티오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코스 내에 호텔형 콘도(약 50실)도 짓고 있다.
이 골프장은 2015년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 남자프로골프단체전)을 유치하려고 한 적도 있다. 대회 실무진이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설코스인데다 공항에서 멀고 갤러리 동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성사되지 못했다. 이 골프장 서명수 대표는 “퍼블릭이라고 하여 그린피를 싸게 받으라는 법은 없다. 코스나 서비스 등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퍼블릭골프장인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그린피는 500달러(약 56만원) 선이다.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의 고가 그린피 책정방침은 골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골프장들의 그린피 차별화로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골프장들은 몇 년마다 그린피를 올려왔으나 정부의 눈치를 봐가며 적정선에서 인상했다. 또 그 돈을 내고 지속적으로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이 얼마나 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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