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금융투자협회 엉터리 펀드집계 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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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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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금융투자사 간 질서 유지와 공정거래 확립, 투자자 보호, 금융투자업 발전을 위해 금융투자협회를 세운다." 자본시장법에 나오는 협회 설립 목적이다. 이 법 시행령 및 하위 규정은 투자정보를 신속·정확하게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금투협이 해야 할 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금투협은 펀드시장 기초자료인 자금동향에 대해 번번이 오류를 일으켜 왔다. 순유입이 순유출로 뒤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부지기수다. 최근 금투협은 이런 오류가 생긴 지 수일 후에야 본지 지적으로 알아차리기도 했다.

앞서 5월 29일치 국내주식형펀드 자금동향 자료에서 금투협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빼면 380억원 가까이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서 해외주식형펀드는 80억원 남짓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금투협은 4일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90억원 이상 순유출이 발생했다며 애초 집계를 뒤집었다. 해외주식형펀드 오류는 더 심각했다. 처음에는 순유출을 순유입으로 수정하더니 결국 순유출로 바로잡았다.

금투협 측은 "오류를 미처 몰랐다"며 "혼란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정정 때마다 공지를 띄우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쉬쉬하며 오류를 바로잡았다는 얘기다. 고치기 전 자료만 본 투자자라면 펀드에 자금이 들어왔는데도 빠져나간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금투협은 투자정보 오류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는다. 이 협회 홈페이지에는 '정보 이용이나 오류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 몫'이라고 명시돼 있다. A자산운용 관계자는 "정보 오류에 대해 금투협에 항의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협회는 펀드 판매사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물론 금투협이 제공해온 정보 모두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료를 구축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불가피한 오류 또한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엉터리 정보가 시장에 혼란을 줬다면 서둘러 바로잡아야 한다. 정정 사실 역시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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