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포트리스투자그룹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회장은 일본 주식시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일본 증시가 갑자기 급락하고 엔화도 다시 뛰면서 일본 주식시장은 고수익 투자처에서 위험한 시장으로 전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4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 지수는 1만3533.76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 8일 동안 무려 15%나 폭락했다. 닛케이 지수는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지난 7개월 동안 무려 83% 뛰었다. 투자자들은 장기간 디플레이션으로 침체된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났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도 오래가지 못한 것. 지난달 23일 닛케이 지수는 갑자기 7.3% 추락했다. 이후 8일에 걸쳐 3.2%, 5.2%, 3.7% 떨어졌다 오름을 반복하며 변동폭이 심화됐다.
엔화 가치도 다시 상승했다. 엔화는 지난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99엔대로 떨어지더니 장중 98.87엔까지 하락했다.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99엔 후반에 거래됐다. 엔화는 지난달 달러당 100엔을 상향 돌파하고 103엔대를 넘기도 했었다. 지난달 말까지 달러당 100엔대에 거래되면서 수출 기업의 수익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증시 하락을 유도시켰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5월 제조업 지수는 전월(50.7)보다 하락한 49.0을 기록했다. 중국의 제조업 지수도 49.2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50 이하를 기록했다. 4월 HSBC 제조업 PMI 지수 50.4는 물론 지난달 26일 발표됐던 시장 예상치 49.6보다도 더욱 낮아진 것이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됐다.
이에 세계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에 매수세가 몰린 점이 엔·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됐다. 시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와 미국 경제 지표에 따라 엔·달러 환율의 방향성과 변동폭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5월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달러화 강세 흐름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처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고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계속 지켜봐야 할지 이익을 챙겨 달아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등 고수익률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세가 막바지에 왔으며 앞으로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 7개월간 증시가 이례적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벤 헬름 갬홀딩스 포토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아직 일본 경기에 낙관적이지만 이같은 변동성이 지속되면 투자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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