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전체가 종교사원… 성지순례의 길
형산은 산세나 풍광보다도 종교·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중국의 역대 황제들도 매년 이곳에서 백성의 평안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고 지금도 수많은 순례객이 저마다의 희망과 축복을 기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고봉인 해발 1300m의 축융봉(祝融峰)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불교와 도교사원이 들어서 있고 산 입구에는 사원 순례를 위한 향 가게들이 가득이다.
남악형산은 후난성 헝양시(衡阳) 북쪽 40㎞ 지점에 위치하며 성도인 창사에서는 자동차로 두시간 정도 걸린다. 남·동·북쪽을 샹장(湘江)이 둘러싸듯 흐르며 그 주위는 400㎞에 달한다. 모두 72개의 봉우리가 형산을 구성하고 있다.
형산을 도보로 등반할 경우 4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산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남짓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대형차량의 출입을 금지하고 소형 전기차를 이용한다. 축융봉 인근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하는 안개와 운해가 과연 남악독수(南岳獨秀)라 불릴 만하다.
주요 관광 포인트로는 △유·불·선이 공존하는 사당 남악대묘(南岳大廟) △중일전쟁 당시 전몰장병들의 혼을 위로하는 충렬사(忠烈祠)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총재였던 장제스의 별장 마경대(磨镜台) △1500년 역사의 중국 선종불교의 성지 복엄사(福严寺), 그리고 축융봉 정상에 위치한 도교사원 축융전이 있다.
중국인들은 “형산에서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선 3년의 공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1년 내내 사원 순례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화려하진 않지만 맑고 수수한 경치, 산 전체에 감도는 종교적 정화의 기운이 사람들을 끄는 이 산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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