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남에 따라 본수능에서는 어려운 B형에서 쉬운 A형으로 넘어가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시학원가들은 이번 모의평가 영어 B형이 A형보다 확실히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듣기 공통 문항 중 B형에서 2점이던 2문항이 A형에선 3점으로 출제되고 읽기 공통 문항 중 B형에서 2점이던 3문항이 A형에선 3점으로 각각 출제된 것도 주목했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은 “B형은 빈칸 문항의 선택지가 단어나 짧은 구로 제시되지 않고 모두 긴 어구나 절로 제시돼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중하위권 또는 하위권 학생들은 수능에서 A형으로 갈아타야할 고민에 빠지게 됐다. 영어 A형을 봤을 때 얻을 수 있는 점수만큼의 충분한 가산점을 받지 못한다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업체인 ‘하늘교육’은 2009∼2012년 수능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영어 5등급인 학생은 대학에서 가산점을 30% 이하로 줄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수능에서 A형 선택률이 이번 모의평가(17.7%)와 비슷한 20%라고 가정했을 때 5등급 학생이 A형을 선택해 받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B형을 택했을 때의 표준점수 최고점보다 27∼28점 높다는 것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A형이 쉽게 출제돼 A형을 선택할 학생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전망하면서도 “5등급 이하 학생들은 대학들이 B형에 가산점을 주더라도 표준점수와 석차 백분위 모두 낮아져 B형을 선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번 모의평가에서 어려운 영어 B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82.3%나 된 이유가 중상위권 대학들이 ‘영어B’에 대해 주는 가산점 때문에 ‘상향지원’으로 인해 일어난 현상이다.
더욱이 국어·수학·영어 3개 영역에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을 구분하는 선택형 수능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수험생 모두 B형을 2개 이상 선택할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영어B’에 쏠렸던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A/B형 간 뚜렷한 난이도 차로 영어 B형에서 너무 낮은 점수를 받으면 어려운 유형을 선택하는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에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A형 선택을 유도할지 고심 중이다. 9월 모의평가 이후 본수능까지 끊임없는 눈치작전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진학지도 교사 모임인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김동춘 대표는 “현실적으로 영어 A형을 선택률은 40∼60%로 올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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