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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쇼핑 번화가는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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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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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일 방문한 서울 강남 일대 한 패션의류 매장. 문을 활짝 열어논 채 영업하고 있다.>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올 여름 전력부족으로 블랙아웃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일부 쇼핑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강남·인사동 등 주요 쇼핑 번화가들은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는 7월부터 문을 열고 영업하면 계도기간 없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들 상권은 전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지난 5일 오후 3시께 서울 명동을 찾았다. 이곳에선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명동 중앙로에 위치한 수십 개의 상점에서 문을 닫고 영업한 곳은 단 1~2곳에 불과했다.

대형 신발가게 A사는 출입문을 활짝 열어논 채 에어컨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었다. 에어컨을 켠 채로 운영하다보니 매장 근처를 스치기만 해도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매장 관계자는 실내 온도를 묻는 질문에 26도라 대답했지만, 이 매장 에어컨 온도계는 23도에 맞춰져 있었다.

F사 화장품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매장 자동문은 열린 채 고정돼 있었다. 실내 온도 역시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냉방이 강했다.

매장 매니저 장모(31)씨는 "경쟁이 치열한 명동에서 문을 닫고 영업하라는 건 아예 영업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그렇다고 냉방을 약하게 하면 화장품 고객들이 불편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H&M·에잇세컨즈·미쏘·로엠 등 유명 SPA브랜드의 경우엔 더욱 심각했다. 초대형 크기 매장의 출입문 3~4개는 모두 활짝 열려 있었다.

실내는 빽빽한 옷가지와 붐비는 손님에도 불구하고 냉기가 돌았다.

H매장 관계자는 "몸에 땀이 난 상태에서 옷을 입어보고 싶은 손님이 몇명이나 되겠냐"며 "쾌적한 상태에서 손님을 맞이하려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일대도 마찬가지다. 강남역 인근 패션거리에 위치한 30곳의 매장 중 문을 닫고 영업하는 곳은 화장품 상가 3곳에 불과했다.

6일 강남에 위치한 L사 화장품 매장은 대낮인데도 필요이상의 조명으로 환하게 빛났고, 에어컨 역시 풀가동되고 있었다.

자동문은 아예 벽돌을 끼워 넣어 문이 닫히지 않도록 고정돼 있었다.

매장 관계자 김모(27)씨는 "문을 닫고 영업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상품을 눈에 띄게 하려다보니 조명을 필요 이상으로 켜는 경우가 더러있다"고 했다.

인근 패션 매장에서 일하는 고영수(27)씨는 "SPA브랜드의 경우 경쟁이 워낙 치열해 조금이라도 눈길을 끌기 위해 문을 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불황으로 손님도 끊긴 마당에 문까지 닫고 영업하라는 것은 너무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소형매장이 밀집한 인사동 거리의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3층 규모의 기념품 판매점에 들어서자 머리에 맺힌 땀이 바로 마를 정도로 시원함을 느꼈다.

매장 관리자 도모(40)씨는 "매장이 더워서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우리는 되레 손해"라며 "지금은 에어컨 가동 시간을 조절해가며 버티고 있지만 다가오는 7~8월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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