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무악화로 인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이기도 한 STX팬오션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그룹 경영정상화 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 STX팬오션 “저시황 속 특단 조치 불가피”
STX팬오션은 7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본사에서 열린 임시이사회를 통해 법정관리를 신청하키로 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유천일 STX팬오션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용안정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개선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국 업황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되어 주주와 채권단, 화주 등 이해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재무개선 추진으로 최단 기간 내 기업회생절차 졸업과 동시에 조기 경영정상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TX팬오션은 세계 해운업 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당시 매출액 10조2310억원, 영업이익 679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해운 경기 악화로 2011년 이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STX팬오션은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 따른 BDI 지수의 급격한 하락 및 시황 회복 지연, 중국 조선소의 생산량 증대에 따른 선복량의 공급과잉, 장기용선계약의 부실화, 유류비 부담 상승, 용대선 거래처 부실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와 손실 발생, 신규선박 도입 등에 따른 부채 및 상환원리금 증가 등의 이유로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법정관리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물동량 감소 및 BDI 지수 상승 지체로 포스코, 피브리아, 발레 등 고정적인 운임수익을 확보한 장기운송계약을 제외하고는 선박을 운항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STX팬오션은 이같은 저시황 상황에서 특단의 경영상 조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 현재의 현금흐름으로는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용선료의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STX그룹 경영정상화, 해운업계 영향 불가피
이날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STX그룹의 경영정상화에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해운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TX팬오션이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우선 STX팬오션의 모든 채무는 동결되고 법원관리 아래 기업회생절차를 밟게된다.
앞서 STX팬오션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긴급 운영자금 20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STX팬오션은 현재까지 상환하지 못한 공모 회사채 잔액이 총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팬오션 이사회는 올해 초 STX그룹에서 진행한 매각 작업이 불발로 끝나면서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인수에 기대를 걸었으나 산은 측에서 난색을 표하면서 이 마저도 여의치 않자 법정관리라는 최후의 선택을 내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다만 STX팬오션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그룹 전체의 경영 정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STX팬오션의 그룹사들과 금융거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STX팬오션이 STX계열사에서 STX조선해양과 함께 두 축을 맡고 있었던 만큼 그룹 전체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 3위의 해운사인 STX팬오션의 법정관리로 인해 해운업계에서도 위기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STX팬오션의 이번 기업회생 절차 신청은 국내 해운업계가 붕괴의 기로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향후 정책당국의 특단의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국내 해운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는 도미노 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