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경찰서는 통화위조 및 사기 혐의로 체포한 김모(4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2005년 3월부터 최근까지 5000원권 5만여 매를 위조해 슈퍼마켓이나 철물점 등 소매점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가 되자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자택 인근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위조감별 체계가 허술한 5천원권만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실에서는 위폐 제작에 필요한 노트북, 프린트기, 제단기 등의 설비가 발견됐다.
그는 가짜 지폐 대부분을 전국 구멍가게를 돌며 껌 한 통을 사면서 잔돈을 거슬러 받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가게 주인에게 들킬까봐 일부러 구겨 사용하기도 했다.
위조지폐 수만장이 8년간 유통됐지만 경찰과 금융당국은 용의자를 찾기가 여의치 않았다. 이 위조지폐는 홀로그램은 물론 뒷면에 비치는 율곡 이이 선생의 그림자 효과까지 구현돼 일반인의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어 은행 본사에서 한참이 지나고서야 발각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해서인지 김씨가 만든 지폐는 진짜와 아무리 대조해봐도 알아채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구멍가게에서 똑같은 수법으로 잔돈을 바꾸려다 주인 할머니의 신고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1월 들렸다가 위조지폐라는 것을 은행으로부터 통보받은 이 할머니는 일련번호를 적어뒀다 비슷한 용모의 남성이 동일한 일련번호 지폐로 물건을 사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