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원전, 표준화와 독점으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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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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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최근 빈번한 원전 사고의 원인이 원자력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뭉쳐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처방법이나 방향도 그런 쪽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큰 오산입니다.”

원전 학계 1세대인 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7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달아 터지는 원전 비리와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정부는 인맥 학맥으로 형성된 이른바 ‘원전 마피아’를 타파해 원전부품 및 검증업계의 비즈니스 관행을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원전의 안전을 더욱 위협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신 전 소장은 “원전문제는 원자력이 가진 원래의 특성을 고려해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원전의 특성은 표준화와 독점이다. 이를 통해서만이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전을 흔히 반자본주의 산업이라 부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논란이 되는 원전 마피아 또한 이 같은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신 전 소장은 “원자력은 전문가가 관리해야 하는데, 원자력 전문가라는 게 어디서 우후죽순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게 아니다. 이를 수업하는 학교가 국내에 몇 개밖에 없다. 서울대 한양대 카이스트, 그리고 부분적으로 경희대 조선대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원전 발전소와 관련된 비리의 원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라고 그는 진단했다. 발전소는 몇 개 없는 데 관리하는 업체는 많다보니 서로 경쟁하게 된 것이다. 먹고살 길이 없어져 결국 업체들의 비리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신 전 소장은 “관리업체 하나를 딱 정해놓고 독점을 준 뒤 철저히 관리하게 해야한다. 언론에서 경쟁을 시키라는 것은 틀렸다. 정책을 말하는 사람들이 정반대 방행으로 가고 언론이 거기에 춤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원전에서만큼은 낙하산 인사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전 소장은 “원전에는 기술기준과 표준기준을 만들어서 감독·감시를하도록 결정한 게 있다. 여기에는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매년 검사를 하는지가 나와 있는데 이를 알 리 없는 원자력 비전문가가 위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이게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원전 관련 사고의 정확한 맥을 짚기 위해 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신 전 소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가 책임소재가 없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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