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임영록 KB지주 회장 내정자는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정상적인 출근이 불가능한 상태고, 국민은행은 은행장이 공석이어서 업무 공백도 우려된다. 조만간 그룹 계열사 대표들을 중심으로 임원, 부서장까지 인사태풍도 몰아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지난 7일부터 현재까지 노조의 자진사퇴 요구 집회로 인해 본사 출근을 못하고 있다. 노조는 무기한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임 내정자의 정상적인 출근이나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결국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 어윤대 회장이 업무를 책임지고 있지만, 현 회장과 차기 회장 간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비공식적으로 노조와 접촉해 설득을 시도하고 있겠지만, 과거에도 새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적게는 한 달, 길게는 40일 이상 노조가 집회를 열었던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사태도 '회장 길들이기'의 한 과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KB금융 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으로 관치금융 논란이 일파만파 퍼진 상황이란 점을 감안할 때 노조가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노조는 관치금융 의혹 뿐 아니라 임 내정자의 소통 부재를 문제삼고 있는데, 지주사 사장으로써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주사에는 회장이 있고, 은행에는 은행장이 있으므로 지주사 사장의 직원들과 소통 기회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내정자도 그동안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친필 편지와 선물을 보내는 등 나름대로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며 "노조의 출근 저지로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도 지주사와 비슷한 처지다. 민병덕 은행장이 퇴임하면서 당장 행장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당분간 김옥찬 부행장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아울러 임 내정자의 취임 시기가 다가오면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에 인사태풍까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계열사는 국민은행을 포함해 총 10곳이다. 당장 노치용 KB투자증권 대표, 김석남 KB생명보험 대표,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달 임기가 끝난다.
김한옥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인병 KB신용정보 대표, 허세녕 KB데이타시스템 대표, 이정호 KB저축은행 대표도 오는 12월이 임기 만료일이다.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최기의 KB국민카드 대표는 내년 3월, 손영환 KB부동산신탁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은 최근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의 대표들이 잇따라 사임 의사를 내비쳤던 것처럼, KB지주를 비롯한 계열사의 임원들도 대거 교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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