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창립 63주년 기념식에서 김 총재는 기념사를 통해 “선진경제 정상화과정의 수순은 금리의 상승을 수반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국제금리상승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유채권 평가손실의 가능성에 따른 추가적 자본충당 수요발생 등 금융권의 건전성유지에 필요한 부담증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 1990년대 중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에 따라 장기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에 따른 자본유출로 남미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금융위기를 경험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90년대 후반에 금리 인상에도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았던 점, 2000년대 중반에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장기수익률이 하락해 ‘그린스펀 수수께끼’라고 불린 현상도 언급했다.
김 총재는 “정책금리 인상의 결과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시장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금리상승기에 많은 나라들이 경제위기를 경험하게 된 것이 자금조달비용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 외에도 금융기관들의 역선택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면서 “이는 저금리시기에 만연한 고위험·고수익 추구행태로 누적된 부작용과 경제적 취약성이 금리상승기에 표출되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총재는 양적완화 종료가 동시에 발생할 것인지, 순차적으로 발생할 것인지의 여부도 관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화 과정이 동시에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지만 만일 발생한다면 그 영향은 매우 지대할 것”이라며 “순차적 발생의 경우에도 자본유출입이나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 총재는 “국제공조에 따른 국제경제 환경의 안정은 경제성장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더욱 절실한 것”이라며 “우리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될 수 있도록 국제협력증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그는 이날 한은이 당면한 과제로 △물가 관리 △금융시장 감시 △신용정책 확충 △세계 중앙은행들과 네트워킹 구축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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