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임영록 회장 내정자와 노조 간 갈등…'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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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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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국민은행 노동조합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 내정자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갈등이 비롯됐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임 내정자가 관치금융의 수혜자로 지목되면서, 노조로부터 자진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는 KB금융의 사장으로서 직원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경영 실패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 관치금융에 대한 편견과 기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노조는 서울 명동 KB지주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임 내정자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KB지주 관계자는 "오늘도 집회는 계속됐으며, 임 내정자는 모처로 출근해 업무를 봤다"고 전했다.

임 내정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모피아' 낙하산 인사의 중심에 있다. 노조 역시 이 부분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관치금융이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는 기준에서 시각차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임 내정자는 3년간 지주사에서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3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임 내정자 선임을 두고 관치금융이나 낙하산 인사란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러나 KB금융의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경제 관료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가 지나치게 출신 성분을 문제삼으며, 내부 인사를 요구할 경우 이 역시 자칫 '내 식구 감싸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소통부족에 대한 오해와 해명

임 내정자는 직원과 소통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의견이 엇갈린다. 임 내정자는 지난 3년간 노조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의 바탕이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주사 회장이 아닌 사장이 먼저 나서서 노조에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장이 노조에 간섭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임 내정자는 노조로부터 대화 제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주사에는 회장, 은행에는 은행장이 있으므로 노조 역시 임 내정자를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지주사 직원들에 대한 배려는 각별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임 내정자는 직원들의 생일에 친필 편지와 책을 선물하며 각자를 격려하기도 했다. 한편, 김옥찬 부행장이 국민은행장 대행으로 임명되면서, 당분간 김 부행장이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갈등과 오해를 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경영 실패에 대한 불편한 진실

노조는 임 내정자가 실적 부진 등에 대해 어윤대 회장과 동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실패, ISS 보고서 파문 등도 임 내정자가 짊어져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가 문제 삼는 일련의 사건들 중 임 내정자의 리더십이 가려진 부분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11년 7월 KB금융이 자사주 3497만주를 5만1800원에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했던 일이다.

현재 KB금융의 주가는 3만5000~3만6000원 수준. 매각 시기를 놓쳤다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었다. 당시 해당 가격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 임 내정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ISS 보고서 파문을 적극적으로 수습하고, ING생명 인수 협상 시 보험산업의 경쟁력 약화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기자본 건전성 유지를 주장했던 것으로 안다"며 "임 내정자의 리더십이 저평가 된 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임 회장 내정자와 노조 간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다"며 "노조는 '신임 회장 길들이기'나 '힘 겨루기'의 관행에서 벗어나, 사측과 함께 회사 발전을 위한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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