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스틴 로즈. 스윙의 기본이 단단해 보인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US오픈의 신(神)은 ‘이글-더블보기’ 대신 ‘파-보기’를 택했다.
저스틴 로즈(33·잉글랜드)가 제113회 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로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메리온GC(파70)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오버파 281타를 기록, 초반 선두 필 미켈슨(미국)과 제이슨 데이(호주)를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우승상금은 144만달러(약 16억2000만원)다.
US오픈에서 잉글랜드 국적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70년 토니 재클린 이후 43년만이다. 로즈는 또 잉글랜드 출신으로 1996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닉 팔도 이후 17년만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안았다.
1∼3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며 대회 첫 우승이 기대됐던 미켈슨은 퍼트 난조에 발목이 잡힌 끝에 4타를 잃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미켈슨은 US오픈에서 무려 여섯 차례(1999, 2002, 2004, 2006, 2009, 2013년)나 2위를 했다. 미켈슨은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이 2위를 한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재미교포 아마추어 마이클 김(20·UC버클리)은 합계 10오버파 290타로 공동 17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2010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마추어 정연진이 거둔 14위를 넘지 못했다.
교포 존 허(23)도 마이클 김과 함께 17위를 기록했다. 일본 남자골프의 샛별 마쓰야마 히데키(21)는 최종일 데일리 베스트인 3언더파를 몰아쳤다. 그는 합계 7오버파 287타로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우승후보였던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13오버파 293타로 최경주(SK텔레콤)등과 함께 공동 32위를 차지했다. 13오버파는 그가 프로로 전향한 1996년 이후 이 대회 최다 오버파다. 세계랭킹 2위이자 2011년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우즈보다 1타 뒤져 공동 41위에 머물렀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코스를 까다롭게 셋업한 까닭인지 4라운드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최종일에도 73명 가운데 여섯 명만 언더파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미켈슨은 4라운드 초반 더블보기를 2개나 쏟아내며 선두권에서 내려갔다. 그는 10번홀(파4)에서 이글을 잡고 선두로 복귀, 다시 상승세를 타는가 했다.
그러나 그보다 앞에서 플레이한 로즈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미켈슨과 선두다툼을 벌이던 그는 12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1타차로 앞선 채 18번홀(파4)에 오른 로즈는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보낸 뒤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들었다. 갤러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홀까지 약 5m 되는 거리에서 우드를 퍼터처럼 사용해 볼을 홀 가까이에 붙였다. 파를 잡은 로즈는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미켈슨을 기다렸다. 미켈슨은 16번홀(파4)에서 공동선두가 될 수 1.5m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볼은 홀을 외면했다. 미켈슨은 마지막 홀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로즈는 대회 나흘간 버디 15개와 보기 16개를 기록했다. 72홀을 치르는동안 스코어 진폭이 2타에 불과한 것이다. 그 반면 미켈슨은 3라운드까지 버디 8개와 보기 7개로 잘 버티다가 가장 중요한 최종일에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고 말았다. 이글 1개가 있었지만 초반 두 홀에서 4타를 잃은 것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았다.
코스가 까다로워 스코어를 지켜야하는 US오픈에서는 ‘이글-더블보기’의 롤러코스터 패턴보다는 ‘파-보기’의 기복없는 플레이가 효용이 있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겼다.
<최종 순위>
※파:70
----------------------------------------------------
순위 선수 성적(1∼4R)
----------------------------------------------------
1 저스틴 로즈 +1 281(71·69·71·70)
2 필 미켈슨 +3 283(67·72·70·74)
“ 제이슨 데이 ” “ (70·74·68·71)
4 헌터 메이헌 +5 285(72·69·69·75)
” 제이슨 더프너 “ ” (74·71·73·67)
“ 어니 엘스 ” “ (71·72·73·69)
” 빌리 호셸 “ ” (72·67·72·74)
8 루크 도널드 +6 286(68·72·71·75)
“ 스티브 스트리커 ” “ (71·69·70·76)
10 마쓰야마 히데키 +7 287(71·75·74·67)
외 3명
17 마이클 김(아마) +10 290(73·70·71·76)
” 존 허 “ ” (71·73·75·71)
32 최경주 +13 293(70·76·75·72)
“ 타이거 우즈 ” “ (73·70·76·74)
41 로리 매킬로이 +14 294(73·70·75·76)
45 김비오 +15 295(72·75·73·75)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