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조선대에서 정치와 소통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새누리당이 2017년 대선에서 세 차례 연속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영남후보가 아닌 호남후보를 내새워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대변인 직에서 물러난 이상일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오전 조선대 법과대학 ‘정치와 소통’을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황우여 대표가 호남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 후에는 새누리당이 호남에 보였던 애정의 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현실에 답답하다"며 "새누리당은 전문성 있는 인물이 많지만 치열함이 부족하고 영남마인드에 치중해 있는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호남 독식, 새누리당은 영남 독식의 구조가 변화해야 진정한 전국정당으로 거듭나서 국민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다"며 "정치권이 자기만이 옳다는‘동굴의 우상’을 타파하지 않으면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 탕평의 정치를 하기 어렵고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여야 모두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에 대해 "‘차기대권구도의 상수’임에 확실하지만 정치인으로 대승하려면 결단력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과거 호남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야무진 모습, 야당다운 맛, 그러면서도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치열함이 떨어져 보인다"며 "스스로 열패감에 빠져 있고 안철수 의원과 관계 정립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민주당은 안 의원을 인식할 필요 없이 합리적 대안과 실력으로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은 전문성은 있지만 치열함이 부족하고 진주의료원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이 답답해하고 억울해 하는 것에 둔감하다"며 "2017년 대선에서 세 차례 연속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영남 후보가 아닌 호남후보를 내새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은 호남과 2030을 잡으면 무적이 될 수 있는 만큼 호남인에게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고 젊은 층이나 건전한 진보적 시민단체와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정치에 있어 소통이 가장 중요한데 정치권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민생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여야 간에 정쟁만 일삼는 등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은 국민과의 관계에서만이 아니라 정당 내부에서도 매우 중요한 데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방식은 토론형이나 대화형이 아닌 지시형으로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도 국무회의 모습은 가장 비창조적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당 역시 청와대 눈치를 보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역 인심을 가장 민감하게 알아내고 입법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꿔가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인 이 대변인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8번으로 지명된 뒤 총선 선대위 공동 대변인을 맡은 후 당 대변인을 지냈다. 여당 대변인 신분이었지만 지난 3월 정부 고위 인사 성 접대 의혹 사건이 터지자 청와대의 허술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권력지도: 미국을 움직이는 워싱턴의 33인’(2010)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