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소송 일파만파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통상임금 범위를 둘러싼 공방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통상임금으로 인한 소송이 확대될 경우 이는 우리 경제에 큰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 설명회’에서 조영길 I&S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통상임금 소송이 중소·중견기업의 줄도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1임금 산정기(1개월)를 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근무 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3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산업계에서는 이로 인한 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노동연구원은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기업들의 추가비용을 각각 38조5509억원, 21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액수는 다르지만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으로 인한 소송은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재계를 넘어 공공기관에도 소송이 일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는 지난 13일 공공기관 노조로서는 최초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년간 명절 효도비, 복지포인트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을 때 받지 못한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강원랜드 노조는도 769억원의 체불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시간 외 근무 수당 등을 제대로 지급 받지 않았다는 노조측의 주장이다.

정부는 유명무실한 노사정위를 강화해 통상임금을 비롯한 일자리 나누기 등 각종 노동 현안에 대해 타협을 모색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대환(64) 전 노동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벌써부터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다. 그는 과거 노동부 장관 시절 노동계와 잦은 마찰을 빚었던 바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임금 문제가 불거진 것이 두 가지 요인 탓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가 복잡한 것과 근로기준법에 있는 통상임금의 정의규정이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전직 고용부 고위관료는 “복잡한 임금체계를 정비하고 법령도 이번기회에 명확하게 해 논란의 여지를 없애게 만드는 작업을 같이하면서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